[씨네코멘트]화려하고 치열했던 ‘그 밤의 연회’를 마치고
| ‘야연’ 감독, 배우 내한 기자회견 |
|
|
|
|
|
‘와호장룡’의 세계적인 성공을 시작으로 대규모 중국무협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 호평과 혹평의 세례를 골고루 받았다. 지난 21일 개봉한 ‘야연’은 당나라 중국의 황실이라는 거대한 시공간적 배경과 영화적 스케일을 자랑하며 그 뒤를 잇는 작품이다. ‘야연’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펑 샤오강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장쯔이, 다니엘 우가 내한해 기념파티, 기자회견, 무대인사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
|
| 나는 액션배우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
|
장쯔이 Q & A |
|
Q 한국을 방문한 느낌, 한국영화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한국팬들께서 오랫동안 조용히 뒤에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직접적으로 만나는 행사나 팬클럽 활동 등이 없어 같이 할 수 없었는데도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영화는 관심을 가지고 항상 지켜보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고, 훌륭한 감독들도 많아 모범적인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Q ‘와호장룡’ ‘연인’에 이어 또 다시 무협대작을 선택했다. ‘야연’이 가진 차별성은 무엇인지, 또 이러한 선택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향적’이라는 논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국영화의 다양한 장르 중 중국무협대작이 국제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서, 그 안에 속한 작품들이 모두 동일한 장르로 취급받지만, 작품마다 연기, 드라마, 내용이 모두 차별화돼 있다. 나는 중국감독이라면 중국의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무협대작을 한번쯤 만들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마다 각각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펑 샤오강 감독님과는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다. 그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와 스타일은 영화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향적’이라는 평에 대해서는, 시장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2046’ ‘모리화’ 등 작은영화, 예술영화들을 끊임없이 찍고 있는데 국외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액션영화들 뿐이다. 배우로서 앞으로도 작은 문예영화를 비롯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할 것이다.
Q 할리우드에 안착한 동양배우로서 정체성,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제까지 배우로서 누가 나를 선택하기를 기다렸다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와호장룡’에 뒤이어 많은 할리우드 액션영화들이 출연제의를 해왔었다. 가장 고려했던 부분은 ‘내가 액션배우로 이름이 알려질 사람이 아닌데’ 하는 것이었다. 액션이라는 장르가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수월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 해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진정으로 받아들인 작품은 ‘게이샤의 추억’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중국 배우, 아시아 배우들이 쿵푸, 액션영화가 아니어도 충분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외국어를 가지고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일본 시대물에 이어 중국 시대물에서 ‘동양적인 매력’을 어필한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에 대해서는 한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주어진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고, 결과는 관객들이 어떻게 봐줬냐의 문제다. 서양에서 어필하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면 의지력, 원하는 바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아시아 배우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해외진출을 하나의 훈련과정으로 생각해야지,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배우건, 어느 곳에서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지만 원칙을 마음 속에 담고, 힘든 것도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배우의 자세다.
Q ‘야연’에서 반라를 선보이기도 하고, 여전히 유연한 동작들을 보인다. 어떤 식으로 몸을 관리하는가. 영화에 등장하는 반라는 아름답지만, 내가 아니다. (웃음) 배우로 활동하기 전에 6년정도 무용을 배웠다. 이것이 액션이나 동작들을 할 때 굉장히 많이 도움된다. |
|
| ‘야연’은 동아시아 관객을 위한 영화 |
|
펑 샤오강 감독 Q & A |
|
Q ‘야연’은 사극으로 중국 전통문화를 많이 보여주고 있지만, 세트 등에서는 이국적인 느낌이 많이 풍긴다. 시각적인 부분에서 어떤 문화들을 차용한 것인지 알고 싶다. ‘야연’은 당나라 때 이야기로, 보존돼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의상 등 시각적인 부분을 창조할 수 있었고, ‘야연’의 세트도 미술 감독이 디자인 한 것이다. 당대의 문화를 복구하는 작업에 있어서는 한국과 일본에 남아있는 당나라 건축양식을 참고하기도 했다. 이전의 중국사극들은 자극적인 칼라를 사용하고 현란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 문화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야연’은 흑백 위주며 현란하지 않다.
Q 전통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있어 세련되고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고대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작업했다. 그래서 음악도 피아노로 오래된 노래를 새롭게 표현해봤다. 이전에는 현대적인 영화만 했었는데, 이전 틀 벗어나니 새로운 것, 다양한 것들이 보였다. 만일 이전 스타일의 영화를 계속 만들었다면 박스오피스는 장담할 수 있었겠지만, 새로운 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오페라같은 분위기를 풍겼으면 했었고, 액션도 무용처럼 보이기를 원하고 주문했다.
Q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가 무엇인가. 먼저, 이 두배우를 캐스팅한 것을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쯔이는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였고 액션에도 능했다. 장쯔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에너지가 황후 ‘완’이라는 복잡한 인물의 내면세계를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야연’이라는 공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남김없이 발휘한 것 같아 매우 만족한다. 중국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배우들이 많지만 다니엘 우를 선택한 것은 그가 ‘귀족 같은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두 사람 모두 한국, 중국, 홍콩 등에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고, 관객들이 선호하는 배우 아닌가.
Q ‘야연’이 아카데미 외국어 작품상을 목표로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와 오스카를 위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절대로 아니다.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고, 특히 동아시아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할리우드를 통해 홍보하면 영화를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주연배우와 동행해서 한국을 찾은 것은 이곳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갈 때는 이렇게 동행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나.
Q 첸 카이거, 장이모우 감독도 대형서사극을 만들었는데, 중국영화계에서는 이 장르를 가장 경쟁력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개인적으로 현대의 중국을 그린 영화들도 많이 소개하고 싶다. 한국영화를 좋아하게 된 것이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강한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
|
|
|
|
| 다양한 문화, 입체적인 캐릭터가 좋다 |
|
다니엘 우 Q & A |
|
Q 한국을 방문한 느낌, 한국영화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은 88올림픽 때였는데,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 이번 방문을 한국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로 만들겠다. 일정이 빡빡해서 아직 많이 돌아보지 못했지만 저녁시간에 한국음식도 맛있게 먹고 구경도 하고 싶다. 팬들이 많을 줄 몰랐는데 어제 행사에서 뵙고 많이 놀라웠다. 한국영화는 많이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그중에 ‘올드보이’를 가장 좋아한다.
Q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다.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환경에 있었는데, 사극을 택한 이유와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는가. 어린시절 미국에서 자라긴 했지만, 집안 분위기가 전통적인 중국가정 그대로였다. 북경출신 무술감독님께 무술을 배우기도 했고. 현재의 중국은 사실상 많이 개방돼 전통적인 중국의 모습을 찾기 힘들고, 이것은 어떤 태도로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나는 전통적인 중국문화를 사랑하고,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중국인과 다를 바가 없다. ‘야연’을 택한 이유는 캐릭터가 기존 사극의 영웅적인 인물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황태자 ‘우루안’은 영웅이 아니고, 약점과 상처를 가진 인물로 복잡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Q 한국배우 중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나. 항상 해외활동, 합작의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야연’도 홍콩이 아닌 중국 대륙 감독님과의 첫 작품이다. 원래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한국의 경우도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을 모두 좋아한다. ‘올드보이’ 뿐 아니라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씨도 인상깊었다. |
|
|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사진 김다운 Studio Zip |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93&Sfield=&Sstr=&page=2&cate_news=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