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우리가 자유를 꿈꾸는 이유

밴디트 Bandits
현실에 붙박이면 붙박일수록 현실이 처절하면 처절할수록 ‘날개가 있었더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극복할 무언가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죠. 중력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납덩이같은 두 발을 땅에 철퍼덕 붙이고 있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유를 꿈꿀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이카루스처럼 날아오를 수 없는 게 당연하니까 인간이 자유를 꿈꾸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요.
경직되고 폐쇄적인 공간인 감옥에서 자유를 꿈꾸기 위해 노래하는 ‘밴디트’ 멤버들에게는 한 가지 교집합이 있습니다. 바로 ‘음악’이죠. 탁하고 흐릿한 영상을 수놓는 그녀들의 노래는 마치 암청색 겨울나무 같아요. 그 중 ‘퍼펫(puppet)’은 단연 압권입니다. 밝고 청아하다기보다는 멜랑꼴리하고, 어두컴컴한 지하실의 쾌쾌한 냄새를 떠올리게 하거든요. 경찰의 밤 행사를 위해 후송되던 중 경찰이 저지른 추행으로 짓밟힌 그녀들은 급기야 탈주를 감행하는데, 그 긴박한 순간을 타고 흐르는 노래들 좀 보세요. ‘내가 신이라면(If I were God)’ 좋겠다고 소리치더니 급기야 자유에 ‘눈이 멀어(Blinded)’ 버리는군요. 하지만 카메라는 절대 도주의 분주함만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갈대밭에서 통기타를 연주하는 우수어린 루나의 노래 ‘어나더 새드 송(Another Sad Song)’을 통해 한 박자 쉬어갈 틈을 주기도 하니까요. ‘나 잡아봐라’ 식의 두뇌싸움이 계속되는 그 순간에도 그녀들은 아주 여유만만이거든요. 경찰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특종이 되어버린 그들은 어느 선술집에서 ‘에인트 노바디즈 비즈니스 이프 아이 두(Ain’t Nobody’s Buziness If I Do)’를 열창하며 화려한 육체의 향연을 펼칩니다. 전직 결혼 사기범 엔젤은 ‘크리스탈 카우보이(Crystal Cowboy)’로 인질을 자처한 매력남 웨스트를 유혹하기도 하고요. 열광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음반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수록 도주로는 점점 좁혀져만 가는데, 가속도 붙은 자유에의 질주는 도무지 멈출 생각을 안 하는군요. 결국 그들은 ‘죽음’으로 삶을 완성시키기 위해 생애 마지막 공연을 준비합니다. ‘제발, 제발 날 좀 잡아보라고(Catch Me)’.
완전한 자유는 죽음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 삶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지속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자유를 열망하면 할수록 자기 갱신을 위한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게 될 테니까요. 그것이 음악이든, 의도된 일탈이든 저항이든 말입니다. 날개가 없으면 어때요. 이렇게 자유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텐데.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073&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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