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에서’는 다큐멘터리로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영매의 뒷 그늘, 한의 감동을 선사했던 ‘영매’에 이어 그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죽은 자를 만나는 굿의 현장을 가감 없이 비추는 카메라를 통해 관객은 믿음의 문제와는 상관없이 무당의 역할을, 그들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는 있지만 영화는 무당이 행하는 의식, 굿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무당으로 운명 지어지는 것과 그 운명의 주인공이 돼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손금과 낮게 울리는 감독의 내레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신내림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들, 그렇지 않으면 몸이 아프거나 나쁜 일이 계속 겹쳐 닥치는 무병을 앓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을 만날 수 있다. 보통 사람이 무당이 되는 의식인 내림굿을 펼치는 대무 이혜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인간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무게를 그대로 전한다. 그녀를 찾은 스물여덟의 인희는 자신의 엄마가 거부했던 운명과 맞닥뜨리는데, 그 어떤 준비의 시간도 없이 그녀를 찾은 신을 느낄 때마다 두려움의 눈물을, 서러움의 눈물을 쏟아낸다. “왜 나한테…”를 반복하며 가슴을 치는 그녀 앞에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한다. 설령 그것이 신의 뜻이라 할지라도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만났을 때의 막연함과 절박함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슬픔이다. 인희를 위한 내림굿을 하며 ‘어린 나이에 신이 내릴수록 자기비하가 더 심하고 힘들다’ 며 ‘기쁜거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혜경의 눈물과, 어쩌면 자신이 짊어져야 하는 짐을 떠넘긴 것일지 모른다고 되뇌는 엄마의 눈물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염된다. 그 눈물을 통해 관객은 사람과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연민을 경험하게 된다. 영화는 인희 아닌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당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인 편견을 전달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운명 앞에 고통을 켜켜히 끌어안고 무당으로서의 소명을 다하는 이들의 뒷모습에 이질감, 두려움 이외의 것이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미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