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영화감독 중래(김승우)는 배우 창욱(김태우)을 불러놓고 대뜸 여행을 가자고 한다. 여자친구 문숙(고현정)과의 약속 때문에 난처한 창욱이 내린 결정은 그녀도 함께 가는 것. 셋이 떠난 여행, 중래와 문숙은 눈이 맞아 잘 되는가 싶더니 이내 도망가 버리는 중래 때문에 일이 꼬이기 시작, 선희(송선미)의 등장으로 또 다른 삼각형이 만들어진다.
Viewpoint
홍상수 감독이 돌아왔다. 그냥 하는 홍보용 멘트가 아니다. ‘해변의 여인’의 감독이 누군가 하는 배경지식 없이 본 사람일지라도, 그가 단 한번이라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봤었더라면, ‘홍상수 감독이 돌아왔다’고 말할 것이다. 금자씨는 잔인하고 추악한 복수 앞에서도 “뭐든지 예뻐야 돼”라고 읊조리는데, 홍상수 감독에게는 씨도 안 먹히는 소리다. 그에게 인간이 지켜야 할 마지막 체면 따윈 없다. 슈퍼에고는 원래 없었고, 따라서 이드와 슈퍼에고를 타협시켜야 할 에고도 없다. 그저 이드, 원초적인 욕망이 현실이라는 어쩔 수 없는 공간 혹은 한계에서 뛰논다. 그리고 이 낯선 풍경은, 보는 이들에게는 억압당했던 것이기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해변의 여인’도 마찬가지다. ‘오! 수정’ ‘생활의 발견’을 거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그러했듯 여자(들)를 탐내는 남자(들)와 그 남자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여자의 이야기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