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인 타케루(오다기리 죠)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고향을 찾는다. 자유분방하고 원하는 것은 뭐든지 얻어내는 타케루와는 달리 형 미노루(카가와 테루유키)는 고향에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주유소를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지낼 뿐이다.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치에코도 주유소에서 미노루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은 타케루에게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계곡에 놀러가자고 한다. 그런데, 다리 위에서 미노루와 같이 있던 치에코가 떨어진다. 그들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상반된 성격의 형제 이야기를 다룬 여느 영화와는 달리 형제 간 겉으로 드러나는 갈등은 없다. 다만 영화는 그들이 얻은 것과 빼앗긴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희생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은 욕망의 분출조차 빼앗긴 후 진심일 지도 모르는 말을 내뱉고,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못 가진 한 가지에 집착하는 동생은 그것 때문에 진실을 말한다. 기억의 편린과 인간의 본질이라는 명제에 대해 침착한 시선으로 끌고 가는 이야기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와 ‘메종 드 히미코’가 보여주었던 일본적 감성에 계보를 잇기에 충분하다. ‘흔들리다’라는 뜻의 제목 ‘유레루’가 상징하는 것처럼, 형과 동생의 관계는 불안하게 흔들린다. 진심과 진실이 서로 닿을 수 없는 다리의 양 끝에 달려있듯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의 관계는 그러나, 여러 개의 줄과 판자가 이어져 다리를 만들듯 끊을 수 없는 것으로 엮여 있었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아시아 대표영화로 초청되어 호평을 받은 영화는 그 이름에 걸맞는 감각을 드러낸다.
여류 감독 니시카와 미와는 2002년 일본의 붕괴되는 가정을 시니컬한 관점으로 그린 블랙코미디영화 ‘산딸기’로 마이니치 영화 콩쿨 각본상을 비롯한 수많은 신인상을 휩쓸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피와 뼈’ ‘밝은 미래’ ‘박치기’ ‘메종 드 히미코’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오다기리 죠와 드라와와 연극을 넘나들며 중견배우로 자리매김한 카가와 테루유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