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로드코'를 통한 연상 작용
| 프라임 러브 Prime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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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드코(Mark Rothko)’를 아시나요? 그는 예술을 통하여 정신을 구현했던 ‘추상표현주의’의 기념비적인 작가입니다. 그의 그림은 하나의 ‘색 면’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그 색채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보는 이의 두 눈을 마비시킬 정도랍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로드코 얘기를 하냐고요? 실은, 얼마 전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킬링타임 할 생각으로 우연히 빌렸으나 결국엔 홀딱 반해버린 영화에 로드코의 그림이 등장했거든요. 사랑은 쥐뿔도 모르면서 로맨스 영화에 유독 집착을 보이는 뇌 구조를 한탄하며 플레이 버튼을 눌렀던 저는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 ‘역시 난 로맨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에 0.1초쯤 고뇌하였으나, 영화의 그 담백한 결말에 금세 기분이 좋아지고 말았답니다. 불꽃 튀는 사랑의 정점만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여느 영화와는 다르게 사랑의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이 영화는 근래에 만난 로맨틱코미디영화 중 단연 최고입니다. 로드코의 그림을 배경으로 와인 잔을 부딪치는 두 사람(사진)의 행복한 모습 뒤로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의 노래 ‘피치 트리스(peach trees)’가 흘러나올 땐 제 가슴이 다 떨리더군요. 두 사람의 사랑이 점점 부풀어 오를 때 화면을 가득 채우는 듀크 엘링턴과 존 콜트레인(duke ellington&john coltrane)의 재즈 선율 ‘인 어 센티멘탈 무드(in a sentimental mood)’도 참 달콤하고요. 행복하던 사랑에 찾아온 미세한 균열로 잠시 안녕을 고했던 두 사람은 곧 서로를 그리워하게 되는데, 그 감정은 레이 라몽따뉴(ray lamontagne)의 음악 ‘셸터(shelter)’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밥 딜런의 데뷔시절과 비견되는 포크 싱어송 라이터인 그의 음악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엔딩크레디트와 함께 흐르는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아이 위시 유 러브(I wish you love)’의 진한 여운에 점령당한 제 마음은 오래도록 따뜻하군요. 리사 오노의 보사노바 리듬으로 유명한 이 곡은 노라 존스의 계보를 잇는 대형 신인 레이첼 야마가타의 목소리로 재탄생하여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거든요.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 뒤로 과거의 사랑했던 시간들, 그 추억의 조각들이 오버랩 되어 지나갑니다. 그 순간 조용한 미소로 화답하던 두 사람, 참 멋지더군요. 훗날 로드코의 그림을 다시 보게 되면 아마도 이 영화가 떠오르겠죠. 엔딩 신 뒤로 흐르는 로맨틱한 음악도 함께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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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
출처 :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1989&Sfield=&Sstr=&page=1&cate_news=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