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페셜]한여름 밤의 꿈

정동진독립영화제 들러 제천국제음악영화제로
어디든 떠나야하지 않을까. 이 젊은 날 한여름 밤의 꿈은 얼마 되지 않을진대 커다란 교문 내 뒤로 떠나보내고, 무거운 잡념 빠짐없이 잘 챙겨 서랍에 넣어두고, 개봉영화 찾아보기라는 의무도 잠시 누군가에게 맡긴 채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드라운 손을 꼬옥 잡자. 혼자라면 더 좋으니 그래, 기차에 오르자. 바다와 밤과 별과 영화와 당신과 추억이 있는 곳으로. 그 꿈같은 곳으로.
2006. 08. 04. 8:00 PM
바다냄새가 여름바람에 묻어난다. 여기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극장, 정동진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이다. 개막식 후의 첫 상영 ‘섹션1’이 검푸른 빛 하늘에 크게 박힌 스크린 위에 나타나니, 알프레도가 마을사람들을 위해 광장 벽면으로 영사기를 돌렸던 ‘시네마 천국’의 낭만이 떠오른다. 4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섹션1’의 시작은 자살하려는 여자와 끈질기게 그 자살을 방해하는 남자의 이야기 ‘임성옥 자살기’다 …

오는 8월 첫 주말에 열리는 제 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2편의 다큐멘터리와 2편의 애니메이션, 10편의 극영화를 운동장 한 가운데 마련했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라는 모토아래 관객들은 어려운 소시민들의 얘기와 독특한 단편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부산 인디밴드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다큐멘터리 ‘in the cold cold night’도 탁월한 선택.
정동진독립영화제의 관객상인 ‘땡그랑동전상’은 매일 관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동전을 받은 3명의 감독에게 돌아간다. 절대 동전만 투표 가능하니 꼭 기억할 것. 열정 가능한 독립영화인들과 함께하는 체력증진 및 건전오락의 시간 ‘인디파워의 눈’이 토, 일요일 각각 정동초등학교 운동장과 정동진해수욕장에서 열리며, 한여름의 낮보다 더 뜨거울 그들과의 파티 ‘인디파워나이트’가 자정마다 펼쳐지니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필요없다. 있는 그대로, 느낌만 가지고 오라.

2006. 08. 11. 8:00 PM
오래 전 ‘움직이는 사진’이 막 시작되고 순수한 사람들이 소리 없는 영화에 열광했던 때에, 스크린 옆에는 배우와 함께 울고 웃던 악사들이 있었다. 지금, 탁 트인 청풍호수를 뒤로하고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밤안개 사이에서 흑백필름 ‘들고양이(The Wildcat)’가 돌아가고 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농도짙은 선율. 이탈리아 볼로냐의 무성영화 악사들 마르코 달파네 그룹이 ‘들고양이’를 연주하고 있던 것…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 휴양영화제가 되리라 꿈을 키우고 있는 제천음악영화제가 오는 8월 9일 두 번째 축제를 시작한다. 일상에서 만나지 못했던 주옥같은 27개국 45편의 음악영화 모두 욕심 낼만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청풍호반에서 펼쳐질 라이브 코서트와 영화의 만남 ‘원 썸머 나잇’. 전주국제영화제 ‘불면의 밤’에서 상영돼 인기를 끌었던 젊은 쿠바 뮤지션들의 눈물겨운 열정의 이야기 ‘하바나 블루스’ 상영이 10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 영화 상영과 함께 100% 유기농 소울을 선보이고 있는 ‘윈디시티’와 모던록의 매력으로 이끌 ‘델리스파이스’ ‘러브홀릭’이 ‘밴드 라이브’의 밤을 준비 중이다. 둘째 날인 11일에는 ‘드림 어 리틀 드림’ ‘렛 데얼 비 러브’ ‘아이 러브 유 포 센티멘틀 리즌스’의 주인공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재즈보컬리스트 로라 피지가 ‘재즈 라이브’의 밤을 선사한다. 포크와 모던록, 일렉트로닉을 동시에 구사하는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이 뒤를 이으니 환상의 밤이 될 것. 브라질 여류가수의 이야기 ‘마리아 베타니아-음악은 향기’, 윤도현 밴드가 만드는 ‘수퍼 라이브’의 밤과 홍대 클럽보다 더한 밤을 선사할 영화 ‘홀드 업 다운’과 그룹 ‘데프콘’, 펑크록밴드 ‘타카피’, 실력을 인정받은 신인밴드 ‘슈퍼키드’의 만남도 놓치지 말자.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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