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삶을 Keep Going!
| ‘윔블던(Wimbledon)’의 리지와 피터 |
|
 |
인생이 물에 젖은 비스킷처럼 얄팍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출처를 알 수 없는 고통이 나를 짓누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좌절감이 나를 둘러쌀 때. 갑자기 엄습해오는 슬픔과 울컥하는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 비틀거리다 털썩 주저앉기도 하고 괜한 어리광 피우며 잔꾀를 부려 봐도 다 소용없을 때.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그런 감정들을 추스르고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참 힘든 것 같아요. 피터도 그랬습니다. 세계 남자 랭킹 하위권을 맴도는 별 볼일 없는 테니스 선수에서 돈 많고 할 일 없는 아줌마들의 테니스 강사로 전락한 피터의 삶은 그야말로 물에 젖은 비스킷 같았겠지요. 우연히 세계적인 윔블던 대회의 와일드카드를 얻어낸 그는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하지만, 그의 은퇴 소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조차 단 한 명도 없으니, 그야말로 정말 우울한 인생 아닌가요. 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봄날이 찾아온 모양입니다. 윔블던 경기장에서 뛰어난 실력에 매력적인 외모까지 갖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리지를 만나 사랑에 빠졌으니까요. 갑자기 그의 삶에 생기가 넘쳐나기 시작하는군요. 게다가 사랑을 발판삼아 윔블던 대회 결승 트로피를 얻었으니, 그야말로 더 없는 기쁨이겠지요. 자, 보세요. 리지를 만난 피터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을. 한가지, 이 영화는 단순히 사랑의 위대함을 예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사랑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을 통해 다시 발견한 진짜 피터, 즉 ‘자기 자신’이니까요. 물론 정체된 자신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하는 힘, 잃어버렸던 열정을 생생하게 살려내는 힘은 ‘사랑’이지만, 어지러운 감정들을 추스르고 바로 서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잘 생각해보세요. 사랑은 터닝 포인트일 뿐, 결국 삶을 ‘Keep Going’하는 것은 피터 스스로가 아니던가요. 생각해보니 삶이란 자전거를 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리다보면 브레이크를 꽉 쥐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하고, 작은 돌부리를 피하려다 중심을 잃으면 쿵 하고 엉덩이를 찧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넘어져도 즐겁지 않을까요. 서로 손잡아 일으켜주면 되니까요. 그리고 곧 다시 자전거를 타고 더 새로운 곳으로, 더 힘차게 페달을 밟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
|
|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