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천리주단기

單騎, 千里を走る
감독 장 이모우, 후루하타 야스오
출연 다카쿠라 켄
장르 드라마
시간 108분
개봉 7월 20일

Synopsis
화해하지 못한 아버지(다카쿠라 켄)와 아들(나카이 키이치)이 있다. 아들의 입원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며느리의 부탁으로 병원을 찾지만 아들은 만나주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들이 만든 경극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신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선다. ‘목 상태가 좋지 않아, 내년에 오면 보여 주겠다’며 거절당했던 천리주단기 공연을 찍어오는 것. 그는 무작정 중국으로 떠난다.

Viewpoint

아버지와 아들의 상처, 표현하지 못함인가 표현하지 않음인가. 입 밖으로 꺼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도 상처지만 표현의 부재 또한 상처다. 서로 같은 피가 흐르기에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소통의 장애로 인해 가슴에 멍을 지니고 사는 것이 부모자식간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오해는 없으니 누군가는 나서서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아버지 다카타는 죽어가는 아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1년 전 아들이 중국에서 담아오지 못한 경극을 찍어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늙은이 특유의 고집과 간절한 마음하나 가지고 짧지만 긴 여정을 떠난다. 지나온 흔적을 따라 되짚어 올라가는 사이 아버지는 아들의 체취를 느끼고 감정을 공유하며 잃어버린 관계에 대한 상처를 치유한다.

이 영화에는 관객이 장이모우 감독에게 기대하는 감수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그가 확실히,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하기만 했던 전작 ‘영웅’과 ‘연인’의 모습을 버리고 예전의 위치를 탈환한 듯 보인다. 시선자체는 담담하나 풀쇼트로 잡은 중국의 자연과 외지에 사는 사람들의 순박하고 밝은 모습에서 중국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붉은 수수밭’ ‘집으로 가는 길’의 화자가 제3의 인물이었다면 ‘천리주단기’의 아버지는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 장이모우 감독이 ‘얼굴자체가 대사다’라고 말했듯 삶이 주는 과정을 부정과 편식 없이 받아들인 사람은 아무 말 없이도 많은 것을 말하는 법이다. 그것은 ‘철도원’ ‘호타루’ 등에서 인생에 대한 관조를 보여주는데 탁월한 연기를 선사했던 다카쿠라 켄의 연륜과 상호작용하여 절제된 감정이 과장된 표현보다 더 큰 울림을 자아낸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장이모우 감독의 주인공들은 고집이 있다. ‘책상 서랍 속의 동화’의 어린 선생님 웨이 민치의 눈물겨운 노력이나 ‘집으로 가는 길’의 장쯔이의 기다림의 정서에는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려는 양보 못할 뚝심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고집은 ‘천리주단기’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여서 속속들이 발생하는 장애물들을 뛰어넘는 원동력이 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용서, 화해를 그린 작품은 많지만 장이모우 감독은 누군가의 반성이나 회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부자, 리쟈밍과 양양의 단절된 관계를 삽입시킴으로서 이야기를 확대하고 동시에 다카타가 표현의 부재를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아들이 보고 싶다며 엉엉우는 리쟈밍을 보면서 느끼는 후회와 양양과의 유대감 형성이 주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장이모감독 식 해소방법인 것이다.
배신의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하는 현대인으로서는 마지막까지 배신하지 않는 영화의 해피모드가 마음을 멍하게 만든다. 속세에 찌들대로 찌들은 우리에게 초심으로 회귀한 그가 반가운 것도 이런 이유다. 거기에 교도소의 수감자들, 석촌의 주민들, 켄이치의 가이드였으며 다카타의 가이드이기도 했던 등장인물들의 진실된 마음이 전달되어 감동은 배가된다. 전작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유머가 가세하면서 다소 지루해 질 수 있는 내러티브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천리주단기(千里走單騎)의 의미들

올해로 배우가 된지 50년째가 되는 일본의 국민배우 다카쿠라 켄은 자신의 팬이었던 장이모우 감독의 제의로 10년 전, 그와 영화를 같이 하기로 약속했었다. 장이모우 감독은 영화에서 소원한 아버지와 아들을 이어주는 소재가 되는 ‘천리주단기(千里走單騎)’의 의미를 “영화 외적으로 보면 5년이란 오랜 기간을 준비하는 동안 나와 다카쿠라 켄 사이에 존재했던 일종의 믿음과 우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원래 ‘천리주단기’는 ‘삼국지’ 에서 조조에게 생포된 관우가 유비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한나라를 탈출하여 유비를 찾아 떠나는 천리 길에서 유래된 것으로, 충정과 의리를 의미한다. 영화 속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떠나는 여정 길’로 세 가지의 의미가 완성된다.
홈피 www.tanki-senri.com

A 착한 사람들의 가슴 훈훈한 영화, 반갑다! (재은)
A+ 녹슬지 않은 실력에 연륜까지 더해져 탄생한 걸작 (희연)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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