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 그녀를 찾고 있나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There’s Something About Mary

패럴리 형제의 필모그래피를 읊어보자. 94년 ‘덤 앤 더머’를 시작으로 ‘킹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붙어야 산다’ ‘날 미치게 하는 남자’까지, 이들의 코미디에는 낙관주의와 휴머니즘이 지나치게 넘쳐흐르는데 그 시각의 방향과 깊이, 섬세함과 감성이 이제는 거장이라는 호칭을 줘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탁월하다. 그리고 그 시각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탁월한 장치가 있으니 바로 음악. 패럴리 형제는 음악을 통해 웃음을 건드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 중 최고를 꼽으라면 망설인 끝에 벌써 8년이나 지났나 싶은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를 말하겠다. 고등학교 시절, 맘 착하고 공부 잘하는 단발 머리의 상큼녀 카메론 디아즈에게 빠져버려 10년 넘게 가슴앓이 하고 있는 왕찐따 벤 스틸러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운드 트랙은 절절하고, 설레고, 방방 뜨는 감성을 모조리 품고 있으니 ‘How to Survive a Broken Heart’ ‘ Is She Really Going Out With Him?’ 등 트랙의 제목만 한번 휙 훑어봐도 알 수 있다.
‘친구들이 그에게 말했네, 이제 그만 낑낑거리고 그리워하라고’ 라는 애처로운 가사로 시작해 ‘그래도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네’로 끝나며 영화의 문을 여는 ‘There’s something about Mary’가 첫 트랙. 발랄하고 강렬한 일렉트릭 사운드를 인도 풍의 묘한 멜로디와 버무린 댄디 워홀스(Dandy Warhols)의 ‘Every Day Should Be a Holiday’는 다소 처절하게 느껴지는 소망의 표현인 듯하고, 뭔가 일이 꼬이고 있다는 암시를 강하게 내뿜으며 거칠게 샤우팅 하는 재즈 보컬 셜리 배시(Shirley Bassey)의 ‘History Repeating’도 있다. 패럴리 형제의 코미디가 항상 진정성에 뿌리박고 있는 까닭에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한 느낌의 음악들이 곳곳에 배치된다. 카펜더스(Carpenters)의 ‘Close to You’가 마음을 딩딩 흔들어 놓은 뒤, 아이비(Ivy)의 ‘This Is the Day’, 레몬헤즈(Lemonheads)의 ‘If I Could Talk I’d Tell You’, 로이드 콜(Lloyd Cole)의 ‘Margo’s Waltz’가 흘러나오면 가슴이 아파와 눈물 한 방울 찔끔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역시 우리의 패럴리들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으사 해피엔딩을 선사하니 “베이비! 나한테 좀 잘 해 주세요!”라고 그야말로 흥겨웁게 내지르는 파운데이션스(Foundations)의 ‘Build Me up Buttercup’이 당신과 그녀의 스타트를 축복한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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