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토크]도대체 여기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 Chest
조니 뎁이 건들거리며 뺀질대는 해적, 잭 스패로우로 처음 등장했을 때 관객들과 평단은 환호하거나, 적어도 혹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올 여름 이름만 들어도 솔깃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스패로우가 귀환하니,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이 그것이다. 할리우드에서 돈 되는 작품은 거의 다 한다 싶은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이제는 식상해진 해적 모험영화를 디즈니표 영화로 제작하며 염려했던 것은 과거 일이 되었으나 그의 행운은 계속될 것인가. 1, 2, 3편을 연달아 찍겠다는 계획아래 2개월 짬을 내서 속편의 후반작업을 마무리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이미 3편 멀찌감치 가 있을 터인데, 만일 행운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어쨌든 그가 파산 직전의 남자가 될 리는 만무하니, 우리는 ‘망자의 함’에 도대체 무엇이 들었는지 영화와 관련된 ‘말 말 말’을 통해서 살짝 들여다보기나 하자고요!
캡틴 잭 스패로우 / 조니 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가 사람들 마음속에 얼마나 깊게 자리 잡을 수 있는가’가입니다. 잭이라는 인물을 맡아서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기회를 내가 다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요. 잭은 매우 재미있고 탐구할 것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이것을 왜 마다하겠습니까. 나는 어린 시절 많은 디즈니 만화들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 중 내게 매우 중요한 캐릭터가 하나 있었는데, 그로 인해 세살부터 스무살, 쉰살, 일흔 다섯 살의 사람들이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했죠. 내가 꿈꾸는 것이 바로 그러한 캐릭터입니다. 고지식한 학자와 어린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윌 터너 / 올란도 블룸

“얼마 전에 새삼 계속 액션영화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인데, ‘반지의 제왕’부터 ‘캐리비안의 해적’까지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액션연기는 스릴이 있어서 좋아요. 처음에 윌이 여자나 꼬시는 뺀질이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돌아온 윌는 조금 어두워졌습니다. 그러면서 스토리라인도 흥미로워졌고, 캐릭터도 한결 입체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이건 디즈니표 영화이기 때문에 이유 없이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니는 잔인한 살인마로 돌변하는 건 아닙니다.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같은 캐릭터는 아니에요. 윌의 아버지가 해적들의 죽음을 알리는 죽은 자들의 선장, 데비 존스 밑에서 괴물로 변하는데, 그는 아버지를 구출하고 연인과의 사랑을 회복하기위해서 애씁니다. 그가 어둡게 느껴지는 건 심중을 헤아리기가 어렵기 때문일 거에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계략을 쓰기도 하고, 잭 스패로우에게 배운 트릭을 써먹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스완 / 키라 나이틀리

“시작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작업이 헷갈려요. 2월에 촬영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지난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계속 ‘캐리비안의 해적’만 찍은 느낌이에요. (웃음)
1편 촬영 때 제작진은 내게 엘리자베스가 어떤 캐릭터이면 좋을지 계속 물었었어요. 나는 ‘나도 칼을 줘요’라는 소리만 반복했고요. 결국 칼을 잡아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엔 칼을 두 자루나 휘두르게 되어서 무척 행복합니다 . (웃음)
‘캐리비안의 해적’은 시나리오만 읽고는 장면을 상상할 수 없는 영화예요. ‘멋진 영화가 되겠군’하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어떤 모습으로 영화가 완성될지는 감을 잡을 수가 없죠. 하지만 잘 될 겁니다. 해적 영화가 워낙 많으니까 품질로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잖아요 . (웃음) ”
데이비 존스 / 빌 나이

“데이비 존스는 반은 문어고, 반은 게인 괴물입니다. 더듬이가 달린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정말 미칠 것만 같습니다.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고, 만일 살아있는 해적들이 그를 만나게 된다면 그것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캡틴 잭을 쫓는 저주받은 죽은 자들의 캡틴이자 ‘날으는 네덜란드 배(The Flying Dutchman)’의 선장입니다. 처음 갑판 위에 섰을 때, 그 스케일이 정말이지 믿을 수 없었고 완전히 나를 압도했어요.
놀라웠어요. 캐리비안에 밤이 찾아왔을 때 바다 위에서 부두로 가는 길이 막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때 아주 굵고 무거운 촬영용 비가 배 위로 떨어지기 시작하고, 그 비를 따라 부드러우면서도 거대한 빛이 비추고 있다고요. ‘그래, 더 쏟아 부어라. 이것이 바로 영화지…’라는 말이 스쳐지나가요. 이건 ‘오, 신이시여’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주 두려운 재미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제작 / 제리 브룩하이머

“1편을 만들 때 이미 속편 제작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디즈니측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는 놀이공원 테마로 해적영화를 만든다는 것을 꼬집었고, 사실 이미 극장가에서 해적이란 주제가 진부해진지 오래였으니까요. 하지만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속편 시나리오 얘기가 나왔고 조니 뎁도 출연에 동의했죠. 2편과 3편 사이에는 약간의 공백이 있는데, 마케팅 관점에서는 잘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1년 정도를 건너뛰는 것이 흥미를 배가 시킬 수 있고, 2편에 대한 DVD수요도 늘릴 수 있으니까요.
난 충분히 돈을 벌었고, 이젠 제작 일을 안 해도 되지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위해 계속 영화를 만들어요.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3편 이후에도 속편을 더 만들고 싶어요. 디즈니쪽이 선박들과 세트를 그대로 보관해주면 좋겠지만 제작비를 그쪽에서 내니까 결정권도 그쪽에 있죠.”
검술 & 스턴트 / 조지 마셜 루지

“1편에도 근사한 액션 시퀀스가 있었는데요, 속편에서 공을 들인 것은 3명이 칼싸움을 하는 장면입니다. 잭과 윌, 노링턴이라는 캐릭터가 바로 그들이죠. 바다 한가운데 하얀 모래 위에서 싸우는 이 장면을 만들면서 리얼한 전경을 강조하려고 애썼습니다. 이들은 버려진 교회를 지나 폐허와 뼈대만 남은 벽면을 따라서 계속 싸움을 합니다. 가까스로 정글로 통하는 거대한 분쇄기 바퀴에 도달하게 되고, 결국은 다시 해변으로 돌아오지요.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만, 참여한 모든 이들이 결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배우들과 대역 스턴트맨들은 열과 습기를 견뎌야 했고, 거대한 대형 바퀴를 조작하고, 머리 위에 있는 케이블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지만 16분의 대단히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역사 & 기술 자문 / 피터 트위스트

“내 생각엔 할리우드의 부정확한 블록버스터 해적영화들은, 해적들이 항상 싸움을 벌인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해적들은 죽거나 다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배를 공격하죠. 전형적으로 배는 이긴 자의 전리품이 되고, 경고의 의미로 불태워집니다. 그리고는 바다 위의 다른 배들이 이러한 싸움 없이 자연스레 자신들에게 소속되기를 바라죠. 보통 이러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죽음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캡틴 잭은 매우 현실적인 인물이죠. 그는 럼주를 즐기면서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그래야하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싸우지 않습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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