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Sophie Scholl- The Final Days
감독 마크 로드문트
출연 줄리아 옌치, 알렉산더 헬트
장르 드라마
시간 117분
개봉 6월 22일

Synopsis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울 무렵, 독일에서는 나치와 히틀러에 저항하는 학생모임이 한창이었다. 그 중 ‘백장미단’의 일원이었던 소피 숄(줄리아 옌치)은 오빠 한스와 함께 나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학교에 배포하다 발각된다. 체포된 숄 남매는 심문관의 혹독한 수사에 맞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Viewpoint
1943년 2월 22일, 세 명의 젊은이가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국가법에 위배되는 전단지를 배포했으며, 사상이 불순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죄명도 ‘국가에 대한 반역’이었다. 이 가혹한 판결에 대한 어떠한 변명도, 어떠한 호소도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체포된 지 약 일주일 만에 이루어진 신속하고 비이성적인 처벌은 도리어 수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저항의 불을 지폈다. 그들이 미처 돌리지 못한 전단지는 다른 이들의 손을 통해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역에까지 전달됐다. 2차 세계대전이 독일의 패배로 종결되고, 민주주의의 물결이 확산된 이후로 학생 저항단체 ‘백장미단’의 일원이었던 세 젊은이의 죽음은 독일인들을 비롯해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은 ‘백장미단'의 유일한 여성 멤버이자 사형선고를 받았던 세 명 중의 하나인 소피 숄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영웅이기 이전에 한낱 평범한 인간이던 그녀의 일상은 여느 이십대 소녀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갈래머리 친구와 키득거리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가 하면, 슈베르트의 ‘송어'를 들으며 친구에게 편지를 쓰기도 한다. 이렇듯 무난했던 소피의 소시민적 삶에 ‘정의'라는 대의적 가치가 다가왔을 때의 충격을 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개 그녀의 미세한 행동에서 감지된다. 수사관의 갖은 협박과 회유 앞에서 눈 한 번 깜짝 하지 않고 의연한 척 하지만, 동시에 카메라는 책상 밑에서 둘 곳 없이 떨리는 그녀의 두 손을 비춘다. 다섯 시간에 걸친 취조 끝에 숙달된 심문관으로부터 ‘소피 숄은 무죄'라는 결론을 유도해 낸 그녀지만, 화장실 문을 잠그고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낸다. 이처럼 기록과 증언에 의거한 철저한 재현은 법과 국가적 사상이라는 거대한 실체 앞에서 맨 몸과 ‘양심'만으로 버텨낸 한 개인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판단은 관객에게 돌린다. 소피의 말을 듣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조국에 대한 강박적 신념을 돌아보게 되나, 겉으로는 수사관이라는 지위 때문에 아무런 내색을 하지 못하는 로버트 모어의 모습에서 갈등하는 나치 추종자들의 고뇌도 발견할 수 있다.
한스 바인가르트너 감독의 ‘에쥬케이터'로도 잘 알려진 줄리아 옌치와 연기파 배우 알렉산더 헬트의 리얼하고도 열정적인 연기는 위와 같은 미묘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원동력이다. 이 둘은 숨기고 알아내려는 팽팽한 신경전에서 오는 엄청난 에너지 소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화가 활기를 잃지 않게 한다. 덕분에 어느 정도 예상되던 ‘죽음'에 뒤따르는 여파도 조금 덜하다. 의연한 모습으로 단두대를 향해 끌려가던 소피 숄의 모습보다, 이별의 순간 오빠 한스에게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있어'라고 되뇌던 그녀의 모습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영화가 끝나고 엘라 피츠제럴드의 ‘I'm making believe'가 흐를 때면 이 영화의 목적은 보다 확실하게 다가온다. “당신이 너무나 멀리 있음을 알고 있다 해도, 내 품 안에 있다고 믿을 거예요.” 노래 가사처럼, 믿으면 언젠가 이루어질 거라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굳게 믿는 데에서 오는 환산 불가능의 무한한 희망이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설, 백장미단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단체인 ‘백장미단’은 뮌헨 대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지하 조직으로, 1940년대 초반 히틀러와 나치에 맞서 ‘자유’, ‘평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학생 시위를 이끌었다. 군부 독재 시기였던 70년대 말 우리나라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큰 귀감이 되었는데, 소피 숄의 전기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에 화답하듯 황지우 시인은 동명의 시도 지었다. 1981년에는 숄 남매와 프롭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백장미’라는 영화가 독일에서 제작되었으며 20여년이 지난 지금, 마크 로드문트 감독의 영화가 새롭게 탄생했다. 기억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의 신념만은 같은 모습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원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던 소피의 말은 정말 그대로 이루어졌다. 홈피 cafe.naver.com/spongehouse.cafe

A+ 기억되어야 하고,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 (영엽)
A 진실보다 진심이 눈물겹고 영웅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수빈)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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