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에서 염색과 강의를 맡고 있는 미모의 여교수(문소리)는 모든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그녀는 도도한 태도와 냉랭한 말투로 남성들 위에 군림하지만 어딘가 수상한 구석이 있다. 그런 도중, 여교수의 고요한 일상에 돌을 던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석규(지진희)의 등장이다. 솔직하고, 거리낌 없고, 적나라하다. 그러면서도 위선적이고 가식적이다. 이처럼 한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속성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이 영화의 은밀한 매력이다. 숨겨진 과거와 남녀관계가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는 데선 ‘연애의 목적’이, 기름기 쫙 뺀 건조한 대사에선 홍상수가 생각난다. 아쉬운 점은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것과 개성 있는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세상은 좁고, 인간관계도 좁다. 그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완전히 ‘나는 네가 어린 시절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버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