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방과 후 옥상

감독 이석훈
출연 봉태규, 김태현, 하석진, 정구연
장르 코미디, 드라마
시간 103분
개봉 3월 16일

사랑은 감히 꿈꾸지 못한 것을 가능케 한다. 적어도 만년 왕따 남궁달(봉태규)에게는 그렇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미나(정구연)을 돕는답시고 나섰지만 늘 재수 없던 탓에 하필이면 학교짱 제구(하석진)를 건드린 것이다. 왕따 클리닉에서조차 구제받지 못한 가여운 영혼이 과연 ‘안 나와도 죽고 도망쳐도 죽고 어쨌든 죽는다’는 방과 후 옥상으로의 호출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어찌해서라도 불행을 피해보려는 남궁달의 눈물겨운 탈출기를 보노라면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물론 한참을 궁지에서 헤매고서야 비로소 물만한 배짱을 지니기에 고난기가 제법 길다는 것을 염두 해둬야 한다. 하지만 고작 4시까지의 반나절 남짓한 시간이 뭐가 그리 길까 의심한다면 남궁달의 알찬 고행시간표를 준비한 감독이 서운할 일이다. 돈으로 해결 보려는 ‘물질만능주의식 해결법’에서부터 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작은 위험을 감수하는 ‘잔꾀’를 거쳐 강한 자의 힘에 의존해 보려는 ‘빌붙기 전법’까지 주어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온갖 방법이 동원된다.
비록 그런 모습들이 가볍게 웃고 넘기기에는 무거운 현실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유쾌하다. 그것은 ‘깔끔하고 단정한 영화이기보다 거칠더라도 장난을 많이 치고 싶었다’는 감독의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남궁달이 약육강식의 사회로 비유되는 학교를 연상할 때마다 적절히 등장하는 CG화면이나 그의 상상속의 세계는, 제법 코믹해서 왕따 문제를 얄팍한 소재거리로 전락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정도다. 거기다 갖가지 조퇴방법을 제시해주는 ‘조퇴 컨설턴트’나 소문을 주름잡고 있는 허풍쟁이, 학교주위를 배회하는 외부세력들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든다. 하지만 깔깔대며 웃다가 문득 감독이 던진 농담의 뼈를 발견하게 되니 왕따 탈피의 모호한 경계면을 찾은 남궁달 역시 고민한다. 물론 이내 그 진지함을 떨쳐내고 뻔한 청춘영화의 노선을 밟게 되지만 그 예측 가능함이 오히려 얄팍한 청춘을 닮아 밉지 않다.

B 감독님, 유머 좀 하시는군요! (수빈)
A 무엇을 생각하든 더 웃긴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영엽)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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