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삼류조폭 병두(조인성)는 앉은뱅이 밥상위로 걸쳐지는 어머니의 푸념을 들으며 아침을 먹고 착한 여동생 머리를 쓰다듬어 준 다음, 건달 짓을 하러 집을 나선다. 보스는 제 몫 챙기느라 바쁘고, 겁 없는 후배가 들이대는 고달픈 병두의 일상에 초등학교 친구 민호(남궁민)가 찾아온다. 한 번도 잊어 본적 없던 첫사랑 현주(이보영)도 만나고 보스 몰래 황회장(천호진)의 손을 잡으니 그의 인생도 잠깐 빛난다. 하지만 살기위해 손에 묻혔던 핏자국은 그리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Viewpoint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고계층에 속한다. 하지만 천적이 없어 감당 안 되게 증식하는 몇몇 동물군과는 다르게 인간계층은 제법 안정적이다. 자정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천적이 되어 누군가를 잡아먹고, 살아남지 못하면 도태되는 살벌한 야생, 그래서 이곳은 비열하다.
유하 감독은 그 살벌한 인간관계를 감독 지망생 민호를 통해 여실히 관찰한다. 폭력성에 대한 유하 감독의 고찰을 그대로 이어받은 민호는 약삭빠른 인물이다. 조폭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그는 병두의 도움으로 제법 탄탄한 시나리오를 얻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소위 말하는 흥행작이 된다. 그 과정에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건달 친구를 우롱한 그는 영화 속에서 가장 비열한 캐릭터이거니와 유하감독 자신과도 같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민호의 표정은 굉장히 미묘한 감정을 품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폭력을 탄생시키고 소비하는 우리를 조소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도 ‘폭력의 유발자’임을 시인하는 듯한 이 표정은 계속되어온 감독 본인의 고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