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영화의 감성이 한국관객의 마음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장기 상영마니아층 형성 등의 움직임은 급기야 개봉영화의 주역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기에 이르니사흘 동안 여덟명의 배우감독이 다녀갔다. 과연 이들이 한류를 흐름을 타고 한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인가는 두고봐야겠지만영화와 이들의 드러난 매력을 파헤치면 예상을 가능케 하는 뭔가가 나올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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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도착.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 없다 ‘스윙걸즈’의 우에노 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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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쥬리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작은 경탄들이 새어나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츠마부키 사토시의 여자친구 카나에 역할을 했을 때만 해도 그녀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줄 몰랐기 때문에 ‘뒤늦은 발견’에 놀라는 소리라고나 할까. 물론 ‘스윙걸즈’에서는 발랄하고 깜찍한 모습이 잘 살아나지만 직접 대면하고서 느낀 매력만은 못하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어요.” 귀여운 멘트를 날리는가 하면 포토타임 때는 “악기를 들고 있어볼까요?”하며 취재진의 마음을 알아서 훑어준다. 영화 속에서 맡았던 테너 색소폰으로 직접 연주까지 들려주는 그녀는 즉석해서 신청곡을 받고 튜닝은 뒤돌아서 하는 센스(?)까지 갖췄다. 중간 중간 어울리지 않는 음이 불쑥 튀어나오긴 했지만 그것조차 애교로 무마시키며 3개월간 연습했던 실력을 고스란히 들려줬다. 그녀는 한국과의 인연도 유별나단다. 중학교 때 장구를 배워 본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때 출연했던 ‘칠석의 여름’은 부산에서 촬영하기도 했었다고. 그리고 이제는 배용준이나 박용하같은 배우들과 일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기도 한다. 간담회는 끝났지만 그녀는 연신 인사하느라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또한 기자들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체면불구하고 사인까지 받아가게 만드는 그녀의 묘한 매력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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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도착. 엉덩이 예쁜 남자와 그것을 알아보는 감독 ‘메종드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 오다기리 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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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요일 오후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며칠간 뚝 떨어진 기온으로 몸은 얼었을지언정 마음은 봄인 여인들이 가득했다. 바로 ‘메종 드 히미코’의 주인공인 오다기리 죠와 이누도 잇신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던 것. 플랜카드를 준비하고서 900석이 넘는 좌석을 메운 팬들처럼 리포터 역시 쓸쓸할 마음에 달콤한 휴식이 될 꽃미남을 보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날의 복병은 꽃미남은 아니어도 충분히 귀여우신(?) 이누도 잇신 감독이었다. 캠코더를 들고 현장의 분위기를 찍으며 등장하더니 “영화 내내 오다기리 죠의 일명 배바지가 눈에 거슬리더라. 누구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의 엉덩이가 워낙 예뻐서 특별히 신경써서 두드러지게 찍어줬다.”는 귀여운 대답도 할 줄 안다. 그런가하면 쓰고 온 모자를 벗어두고 스스로 상투머리를 묶어보이던 오다기리 죠는 유명인이 되어 자유롭게 한국 거리를 걷지 못하는 게 싫다면서 “오다기리 죠 멋지다고 너무 소문내지 마시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다섯 개의 관으로 개봉하여 입소문을 타고 7만명을 돌파한 ‘메종 드 히미코’의 파급력처럼 그들의 매력 또한 강렬한 수다의 유혹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니, 오다기리상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우리 마음도 알아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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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도착. 재일 조선인 마음에 품은 ‘박치기’의 타카오카 소우스케, 사와지리 에리카,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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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마 준보, 아사히 신문 선정 ‘2005년 최고의 영화’로 낙점된 ‘박치기’의 주역들이 한국에 왔다. 넘치는 카리스마의 타카오카 소우스케, 단아한 외모로 이미 수많은 국내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사와지리 에리카,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든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과 씨네 콰논의 이봉우 대표가 함께 한 12일 로얄 호텔에서의 기자회견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박치기’가 일본 고교생들과 재일조선고교생들의 갈등과 사랑, 희망을 다룬 작품이었던 만큼 사회성 짙은 질문들도 상당수 접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던 1968년을 언급하며 그 시대에 대한 단순한 노스탤지어가 아닌, 잊지 말아야 할 시기를 되새기는 의미에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이즈쓰 감독은 잊혀져가는 재일 조선인들의 존재를 일본 젊은이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고만 치고 다니지만 의리 있는 조선고 싸움꾼 안성과 그의 동생 경자 역을 맡은 타카오카와 사와지리는 조선인 역할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마음만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비슷할 거란 생각으로 영화에 임했다고 한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쏟아지는 플래쉬 세례에 어쩔 줄 모르면서도 수줍게 웃던 그들의 모습은 처음 보는 사람 치고 친근했다. 역시, 마음이란 국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는 듯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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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도착. 멈출 수 없는 젊음의 혈기 ‘나나’의 나카시마 미카, 나리미야 히로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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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마른 체구에 날카로운 눈매, 그 속에 여린 구석까지. 13일 영화 시사회장에 등장한 나카시마 미카는 3200만부의 베스트셀러 ‘나나’속 오사키 나나와 꼭 닮았다. 배우로서의 이름보다 4집까지 낸 가수로 더 유명한 그녀는 연약한 몸속에 강렬한 폭발력을 숨긴 듯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같이 한국을 방문한 나리미야 히로키와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노부역할을 맡았던 나리미야 히로키 역시 그녀만큼 들뜬 모습이었다. 한국 팬들의 열성에 감동했다는 그는 공항에서부터 맞아준 팬들이 어지간히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또한 그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계속 방영해주는 한국드라마들을 많이도 봤단다. 드라마를 보고 함께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배우이름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해 더듬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누군가 ‘하지원’이라고 정정해주자 그제야 멋쩍게 씩 웃는 것이 노부처럼 엉뚱한 구석이 가득하다. 그러나, 외모며 특징이 아무리 닮았다한들 그들의 젊음만큼 원작 혹은 영화와 닮은 구석이 어디 있을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내한공연을 하고 싶다는 나카시마 미카의 열정적 표정이나 그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클럽문화를 체험하고 갔다는 후문이 들리는 것을 보면 그들은 분명 못 말리는 젊음을 가득 품은 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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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빈 장영엽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