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올드한 취향을 가진 탓에 ‘삼십 년 전 쯤 태어났어야 했는데’를 밥 먹듯 외치던 누군가는 요즘 만족스럽다. 굳이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아도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대중문화들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유로 댄스음악이 들려오고, 60년대를 강타했던 미니멀리즘이 올 봄 트렌드 컨셉트인데다 모 출판사의 고전소설 100선은 이미 베스트셀러 반열에 합류한지 오래다. 장 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나 키에슬롭스키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사진)’이 보고 싶으면 시네마테크로 달려가면 되고, 히치콕 영화는 화질 좋고 사운드 빵빵한 DVD로 집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슈퍼맨, 엑스맨, 언제나 미션 임파서블하던 특수요원 에던 헌트가 올해 극장가를 점령한다고 하니, 2006년은 ‘귀환의 한 해’가 될 듯 싶다. 대부분 리바이벌 되는 작품은 장르 불문하고 대중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받았던 것이기에 이들의 재조명이 반갑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색다른 것’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리바이벌 열풍은 이러한 대중 심리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반전에 반전, 충격에 충격을 거듭하던 한국영화가 제풀에 지쳐 결국 ‘왕의 남자’ 같은 사극이나 ‘너는 내 운명’ 같은 정통 멜로에 손을 들어준 것처럼, 새로운 걸 기대하기보다 ‘있는 걸 잘 써보자’는 심산에 새로운 것도, 그 이상의 것도 아닌 안전지대를 선택한 것이다. 속편치고 잘 만든 영화 드물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물론 피터 잭슨의 ‘킹콩’ 같은 경우는 만족스러웠다. 그것은 원작에 대한 감독의 남다른 애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노스탤지어는 형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는 원형의 감성에서 시작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고, 바꿀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올해 한국 땅을 밟을 영웅들이 금의환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