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League] 웃기거나 혹은 무섭거나
| 현대 원시주의의 착각 Delusions in Modern Primitivi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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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다니엘 로핀 장르 모큐멘터리 시간 17분 년도 2000 국가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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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ING.’ 영화의 타이틀이 오르기도 전에 이 영화의 내용을 따라하면 안되고, 관람 시 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란다. 이어지는 제롬이라는 한 남자의 다큐멘터리. 그는 건장한 청년이며, 온몸에 피어싱과 문신을 했다. 오늘도 무언가 몸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길을 나서는 중인데, “you know~”를 섞어가며 열심히 늘어놓는 얘기가 흥미롭다. 요약하면 그가 몸에 흔적을 남기는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고통인 삶에 대한 자신의 분노이자 총체적인 표현이며 고통인 세상을 고통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가장 진실한 방법이라니,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오늘의 작업은 왼쪽가슴 어깨뼈 부위에서 이뤄질 것이란다. 바디 아티스트 레이의 창고로 들어서면서 제롬이 상체를 드러내고, 구체적인 계획도 밝혀진다. 왼쪽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진 총 문신. 총구가 어깨뼈를 향하고 있다. 오늘 레이는 제롬의 어깨뼈를 쏠 것이다. 총알은 어깨뼈와 가슴뼈 사이의 근육을 관통할 것이며 생명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대체 왜. 단지 총 문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상처를 낸단 말인가. 아니란다. 총을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 총을 맞았을 때 느껴질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하기 위해서 오늘의 작업을 준비했단다. 제롬은 공업용 고글을 끼고, 레이는 귀마개를 한다. 그리고는 정말로 "shot!" 피가 줄줄 흐르고, 제롬은 창고 밖에서 대기 중이었던 구급차로 옮겨진다. 여기서 잠깐. 이 단편의 장르가 무엇인가 보니 모큐멘터리, 다른 말로 하면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거다. 관객을 웃기기 위해 만든 가짜 다큐멘터리를 보고 정작 웃을 수 있는 건 영화를 만든 그들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의 영화가 대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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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