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단순하지 않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때론 단순해지지만 그렇다고 삶이 너그럽게 단순해지지는 않는다.
복잡한 삶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과 용서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몰라도 이중, 삼중으로 꼬여있는 수학문제를 풀고 난 후의 짜릿한 쾌감처럼 삶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우리는 더 살고자 한다. 여러 개의 출구라도 발견한 것처럼 삶은 어느 것이 진짜 출구인지 골몰해 머리가 아플지언정 흥미진진하다. 사실 따분함만큼 강적도 없다.
여러 개의 이야기가 얽혀있는 ‘매그놀리아(Magnolia)’는 퀴즈쇼를 중심으로 9명의 인물들을 보여준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여성을 거침없이 비난하던, 콤플렉스로 똘똘 뭉친 티제이 역을 맡은 톰 크루즈가 매우 인상적이다. 병든 남편를 앞에 두고 괴로워하던 줄리안 무어 등 세상 어디든 꼭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이 각자의 삶을 보여준다.
퀴즈쇼, 외도, 강간, 용서, 버림과 사랑에 대해 쉴새 없이, 그러나 천천히 들리는 음악은 영화와 닮아있다. ‘세이브 미(Save me)’나 ‘위시 업(Wish up)’은 싱어송라이터인 에이미 만이 불러서 비슷한 분위기지만 어둡고 처참한 ‘매그놀리아’의 삶과 닿아 묘하게 어울린다. 몽롱한 '굿바이 스트레인저(Goodbye Stranger)'나 가브리엘의 ‘드림즈(Dreams)’도 영화를 보고 나서 복잡했던 마음을 위로하는 것처럼 들린다.
무언가를 감상할 때, 오직 그 매체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른 감각을 열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영화는 영상에 소리를 덧입힌 것이 아닐까. 개구리가 비처럼 내리는 어이없게 절망적인 현실이 풀릴 수 없을 것처럼 복잡해 보여도 괜찮다고 말하자. 우리에게 출구가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서 복잡하지만 그게 삶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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