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감독 조 라이트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퍼딘, 주디 덴치
장르 로맨스, 드라마
시간 128분
개봉 3월 24일

Synopsis

부유한 집안의 잘 생긴 젊은이 빙리(사이몬 우즈)가 이웃으로 이사 온다는 소식에, 온 마을이 떠들썩하다. 베넷 부인은 다섯 딸 중 하나를 그와 결혼시키려는 계획에 착수한다. 소문과 다르지 않은 빙리에 반해, 함께 온 친구 다아시(매튜 맥퍼딘)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지적이고 재치 있는 베넷 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이런 다아시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며 가까워지게 된다.

Viewpoint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제인 오스틴의 통찰력은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고도 영화 제작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할 만큼 매력적인 것이 틀림없다. 스크린으로, 드라마로 여러 번 옮겨졌던 ‘오만과 편견’이 이번에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등의 제작으로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되었다.

세기의 커플로 손색이 없는 엘리자베스 베넷과 다아시 역에는 각각 키이라 나이틀리와 매튜 맥퍼딘이 캐스팅됐다.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에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원작을 철저히 따르는 것과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하는 것. 조 라이트의 ‘오만과 편견’은 후자의 방법을 선택했다. 강조할 부분은 더욱 부각시키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들은 가차 없이 삭제했다. 때문에 제인 오스틴 특유의 아기자기한 대사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원작보다 덜하다.
하지만 이 작품을 소설과 비교하지 않고, 한 편의 로맨스 영화로 본다면 만족할 만한 영화적 요소들로 가득하다. 먼저, 공간의 활용을 들 수 있겠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실내 공간을 잘 활용한 촬영은 무척 인상적이다. 빙리의 집에서 열리는 무도회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춤을 추는 장면이 특히 그렇다. 서로를 마주보고 선 상태에서 한 발 다가서고, 물러서는 장면은 그들의 밀고 당기기처럼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변신도 인상적이다. 도회적이고 강한 인상의 나이틀리는 지적이면서도 발랄한 시골 처녀 엘리자베스 역을 맡아 그녀만의 엘리자베스 베넷을 창조해냈다. 그녀는 역대 다아시 중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스터 다아시 역을 꽤 만족스럽게 소화해 낸 매튜 맥퍼딘과 위트 있는 대사를 주고 받으며 무난한 연기를 선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변 인물이 잘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호들갑스러운 말투로 웃음을 유발하는 베넷 부인, 신랄한 말투의 미스터 베넷, 엘리자베스의 천방지축 동생들, 고상한 척하는 모습이 가장 유머러스한 사촌 콜린스, 그리고 우리의 바람둥이 위컴까지 ‘오만과 편견’에는 주인공보다 더 개성 있는 주변 인물들이 많다. 러닝 타임 중 많은 시간이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에게 할애됨으로써 이들의 개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오만과 편견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남녀가 어떻게 알아가고 사랑을 느끼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은 여전히 유효하고, 원작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들만의 영화적 색채를 입혔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특히 소설에선 찾아볼 수 없는 다아시의 마지막 대사는 압권이다. 예측 가능한 해피엔딩이지만 다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그런 영화다.

‘오만과 편견’의 역사
영화라는 장르가 생긴 이래 꾸준히 시도되고 있는 ‘오만과 편견’의 영상화는 이 작품이 로맨스 영화의 원조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증거라 할 수 있겠다. 1940년에 제작된 로버트 레너드의 ‘오만과 편견’은 흑백영화로 고전미를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고, BBC 6부작 드라마로 제작된 사이먼 랭튼의 ‘오만과 편견’은 영국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후 45개국에서 방영되는 호황을 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제인 오스틴의 원작을 각색한 것이며, 2004년 제작된 발리우드의 ‘신부와 편견’은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세월이 지나 감독이 바뀌고 배우가 바뀌어도, ‘오만과 편견’의 아성은 변함이 없는 듯싶다.
홈피 www.prideandprejudi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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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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