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시리아나

Syriana
감독 스티븐 개건
출연 조지 클루니, 크리스 쿠퍼, 맥스 밍겔라, 알렉산더 시디그, 제프리 라이트
장르 드라마, 스릴러
시간 126분
개봉 3월 31일

또 하나의 음모론이 시작됐다. 아니, 또 하나의 진실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각본을 맡았던 ‘트래픽’에서 마약을 소재로 멕시코 국경, 오하이오, 샌디에고에서 교묘히 얽혀드는 세상사를 이야기했던 스티븐 개건 감독이 이번에는 ‘석유’라는 매개체를 통해 같은 구조로 세상을 샅샅이 분해해놓았다.
평생을 미국과 조직에 헌신한 CIA요원 밥(조지 클루니)과 석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맷 데이먼), 석유판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석유회사 합병담당 변호사 베넷(제프리 라이트), 마지막으로 석유 채굴권의 향방에 따라 삶이 좌우되는 파키스탄인 와심(마자 무니르). 그들은 세계 석유 판도의 중심 혹은 변방에 있는 인물들이지만 하나같이 그것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카메라는 그들을 잡기위해 미국에서부터 이란,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거리를 한숨에 훑는다. 그동안 인물들은 중동의 왕위계승에 따른 석유계의 이권 전도에 촉각을 세우고, 역시나 (어느 분야든지) 세계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미국에 의해 짜진 각본대로 흘러간다. 권력 위의 사람들은 더욱 살찌고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인물들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바싹 마른다.
실제 CIA요원이었던 로버트 베이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덕분에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치밀하고 감독은 그것을 정교히 살려냈지만, 까다로운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중반 이후에 이르러 이야기의 유기적 결합을 경험하고 난 뒤에야 석유라는 사심 없는 자연의 산물이 이기적 인간의 영물로 변모하며 발생한 수많은 문제가 와 닿는다. ‘부패는 무기다’라며 쓰레기와 자본주의의 상관관계를 늘어놓는 이를 함부로 ‘자본주의의 맹아’라 몰아세우기에는 이미 사회구조가 탄탄한 부패의 틀을 갖췄고, 테러리스트로 변모하는 청년을 판단하기에 (미국식) 무조건적 테러말살의 잣대는 지나치게 매정하다. 이 모든 고민을 냉정하게 풀어 놓는 방식이 세계의 수뇌부라 자칭하며 이기의 중심에 선 미국인의 시선을 통한 것이기에 솔선한 ‘자수’가 꽤 통쾌하다. 난도질당한 지구본을 그대로 내려놓고 손바닥 안에 놀아나는 이의 인식의 부재에 일침을 놓고, 모든 것을 쥐려는 이에게는 냉정한 거울이 된다. 모두에게 톡톡히 한 수 가르친다.

B+ 흔치않게 제대로 된 할리우드 지적유희 (수빈)
B 겉돌지 말고, 핵심을 찔러주세요, 제발 (영엽)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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