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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다니엘 오떼유, 줄리엣 비노쉬 장르 드라마 시간 118 분 개봉 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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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화면일까.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을 내내 비추는 화면은 바뀔 줄을 모른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사건이든 뭔가 집중 가능한 것을 찾던 관객은 배신당한다. 이제까지의 화면은 영화가 아닌, 영화 속 주인공들이 보고 있던 텔레비전의 화면이었다. 문학 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조르쥬(다니엘 오떼유)와 그의 아내 안느(줄리엣 비노쉬)에게 그들의 집 앞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피 흘리는 아이가 그려진 종이가 배달된다. 부부는 아들 친구의 장난이라고 치부해버리지만 섬뜩한 메시지는 계속 배달되고 조르쥬는 과거의 한 순간을 기억해낸다. 여섯살의 조르쥬는 부모가 입양한 알제리 아이 마지드가 싫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조르쥬의 집에서 소사를 맡아했는데 알제리 전쟁 때 목숨을 잃었다. 조르쥬는 마지드를 모함하고, 조르쥬의 부모는 마지드를 버린다. 범인은 언제나 개인에게 원한을 갖고 있지 않던가. 비디오테이프와 그림에 대한 잘못을 물으려 마지드를 찾아가지만 어른이 된 그는 조르쥬를 진심으로 반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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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은 범죄를 추적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스릴러인 듯 위장하지만, 숨어있는 것은 정작 범인이 아니다. 계란을 빌리러 왔다는 청년이 한 가족을 몰살하는 (그것도 어린 아이부터) ‘퍼니게임’, 멀쩡한 소년이 자신의 친구인 한 소녀를 도살하는 ‘베니의 비디오’, 평범한 가족의 집단 자살을 그린 ‘일곱번째 대륙’, 가학적인 사랑을 갈구했던 피아니스트가 가슴에 칼을 꽂으며 끝을 맺는 ‘피아니스트’까지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보이는 것 중에 숨어있는 것 혹은 결국엔 영화를 통해 보여줄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스크린 바깥에 자리 잡은 관객은 그가 스크린 뒤에 그야말로 숨겨놓은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영화보기는 동일화나 카타르시스를 위한 것이 아닌 긴장감이 흐르는 퀴즈풀기가 돼버린다. 관객이 바라보던 화면이 영화 속의 텔레비전 화면임이 밝혀지는 것도 감상자의 위치를 위협하는 일종의 장치이다. ‘히든’에서 조르쥬를 괴롭히는 죄의식은 사실 프랑스가 범했던 알제리인 대학살의 대유법이다. 눈을 질끈 감게 하는 최고조의 폭력을 그대로 노출시키거나, 영화 속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감독이 우리에게 하고자 했던 얘기는 다름 아닌 ‘폭력’이다. 나와 우리가족과 내 나라가 타인에게 가할 수 있는, 내재된 폭력의 섬뜩함과 이에 대한 경고가 지루하리만치 평범한 마지막 화면을 공포로 채워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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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당신이 범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것 (진아) A 미카엘 하네케의 능력은, 숨길 수 없어요! (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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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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