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미치의 집들이를 위해 모인 여덟 명의 친구들은 무르익는 분위기 속에서 각자 자기만의 생각에 빠진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나카자와(츠마부키 사토시)는 자신감이 부족해 어떤 영화도 찍을 수 없는 상태다. 그런 그의 여자 친구 마키는 평생지기 케이토(이토 아유미)만큼 남자친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한편으로 불안하다. 케이토는 잘 생긴 꽃미남 가와치를 좋아한다. 가와치는 자신의 소심함 때문에 화가 난 여자 친구 생각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마사미치는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이 소홀해질까봐 겁이 난다. 이들이 이처럼 기묘한 밤을 보내고 있을 무렵, 또 다른 장소에서는 어김없이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경찰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리다 벽에 낀 남자, 해변가에 느닷없이 나타난 고래에 대한 뉴스는 마사미치 집 화면을 타고 흐른다. 뉴스에 편집돼 보도되는 장면처럼, 관객에게 보이는 등장인물의 시간, 공간은 수많은 일이 벌어지는 하루 중 지극히 부분적인 일상이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봤을 때 전혀 유기적이지 않은 사건들은 우연으로 인해 서서히 연결돼간다. 설명할 수 없는 우연과 인위적인 필연이 교차하는 순간, 그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인생의 순리가 된다. 이러한 것들이 뒤섞여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오묘하게 구성돼 있는지 ‘오늘의 사건사고’는 가장 소박한 방법으로 일깨워준다. 세상이 뒤집힐 만큼 큰 사건이 없어도, 내일도 오늘과 비슷한 하루를 보낼 거라는 걸 알면서도 타인과의 교류와 교감을 통해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 인간으로서의 묘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이 인생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진리를 역설한다. 등장하는 많은 청춘들의 풋풋함만큼 산뜻하게 진행되는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나라와 정서 차이를 넘어선 같은 청춘으로서의 동질감도 느낄 수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양산해낸 ‘조제 커플’ 츠마부키 사토시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서로 다른 연인과 함께 등장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