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환생

輪 廻
감독 시미즈 다카시
출연 유카, 시나 깃페이,
키노시타 야요이
장르 공포
시간 96분
개봉 6월 8일

Synopsis
1970년 오사카 호텔, 사후세계 연구에 집착하던 한 교수가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투숙객 열한 명을 무차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로부터 35년 후, 마츠무라(시나 깃페이)는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오디션을 진행하는 도중 스기우라(유카)라는 소녀에게 묘한 느낌을 받는다. 스기우라는 자신이 맡은 역할이 그녀에게 자주 나타나는 소녀의 환영과 똑같다는 사실에 섬뜩함을 느낀다.

Viewpoint

공포물 시즌이 돌아옴에 따라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공포 영화 중 ‘환생’이 차지하는 자리는 꽤 독특하다. 이 영화는 일부 ‘보여주기’식 잔혹함도, 주목할 만큼 무서운 실체도 없다. 그러나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 엄습해오는(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살짝 다가오는’) 순간적 공포가 ‘환생’이라는 드라마틱한 요소와 결부하면서 탄탄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래서인지 ‘환생’은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시작한 지 오분이 채 지나지 않을 무렵부터 회사원, 여고생, 트럭 운전사 등 평범한 사람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혼령들에게 차례로 습격당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습격과 그들의 정체에 호기심을 느낄 무렵, 초점은 35년 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기억’의 오디션 현장으로 바뀐다. 살해당한 사람들을 연기할 열한 명의 배우가 선발되고, 스기우라는 그 중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살해당한 막내딸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그 소녀의 환영은 끊임없이 스기우라의 주변을 맴돌고, 촬영 답사 차 찾아간 오사카 호텔은 35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그 날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혼란을 유발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현실과 환영의 모습이 뒤섞이면서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린 소녀의 모습이 스기우라에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수의 믿음대로 열한 명이 환생했다면, 등장인물 중 누가 어떤 인물로 환생한 것인가, 열한 명과 함께 환생한 나머지 한 명의 존재는 누구인가. 이러한 의문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미궁에 빠진다. 꿈 속에 늘 똑같은 호텔이 보이고, 그 호텔 앞에 떨어진 인형의 환영을 보는 여대생, 그녀에게 전생의 존재를 알려주며 자신이 호텔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굳게 믿는 또 다른 여자의 등장은 추리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 극이 막판으로 치닫는 순간까지 ‘나머지 한 명’의 드러나지 않는 정체는 영화를 끌어가는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살해 장면을 담은 교수의 카메라가 우연히 발견되고, 카메라에 담긴 영상이 영화 촬영 도중 고스란히 재현되는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흩어져 있던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모든 인물의 정체가 드러나는 거대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주온’으로 일본 공포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공포를 선보였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올해 ‘환생’으로 다시 한 번 정서적이면서도 오싹한 ‘J 호러’를 선보인다. 특히 공포음악의 거장 가와이 겐지가 맡은 소름끼치는 사운드는 일품이다. 눈을 감아도 피할 수 없는 섬뜩한 음향효과는 영상보다 여운이 길다. 아름다운 일본의 신세대 아이콘들을 공포영화의 주인공으로 변신시켜, 전혀 다른 이미지에서 오는 충격을 즐긴다는 감독의 의도대로 종래엔 산뜻한 이미지였던 스기우라 역의 유카와 키노시타 역의 카리나의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호러물이지만 미스터리 추리물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 작품은 탄탄한 드라마가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에 얼마나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이토 준지의 만화를 연상케 하는 기이한 스토리에 귀를 막고 싶어지는 섬뜩한 사운드까지, ‘환생’은 올여름 당신의 오감을 무차별 공격할 것이다.

이들을 주목하자! 제이 호러 씨어터 (J-Horror Theater)

‘주온(사진)’의 시미즈 다카시, ‘링’의 나카다 히데오, ‘링 0-버스데이’의 츠루다 노리오 감독이 한 곳에 모인다면? 공포 영화 팬들에겐 환상의 공동체일 이러한 집단이 일본에 존재하고 있다. 일본 공포 영화계의 마이더스 손이라 불리는 타카시게 이치세를 비롯한 여섯 명의 공포 영화감독들이 ‘제이 호러 씨어터’라는 공포 영화 전문 제작사를 설립했다. 여기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제작되기도 전에 일본 내 개봉 계약이 완료되거나 전 세계로 수출되는 등 크게 각광받고 있다고. ‘환생’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제이 호러 씨어터’의 작품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의 성공 사례를 계기로 한창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 공포 영화계에도 신선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홈피 www.hwansaeng2006.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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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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