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천국을 향하여

Paradise now
감독 하니 아부 아사드
출연 카이스 나쉐프, 알리 술리만
장르 드라마
시간 90분
개봉 4월 13일

Synopsis

팔레스타인 청년 자이드(카이스 나셰프)와 할레드(알리 술리만)에게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이스라엘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더 이상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직은 신의 이름으로 그들을 부른다. 잘 차려입은 양복 속엔 순식간에 온 몸을 산화시킬 폭탄이 들어있고, 이것이 신의 뜻이라 생각하는 둘은 조직의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 그들은 자신들이 하려는 일의 정당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한다.

Viewpoint

어떤 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가해자보다는 피해자를 옹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피해자는 보호받고, 가해자의 이야기는 조용히 묻힌다. ‘천국을 향하여’는 자살 폭탄 테러라는 끔찍한 사건 속에 잊혀져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야기를 수면으로 끄집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신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불사를 수 있을 정도로 무모해 보이는 청년들에게 사실은 부양해야 할 어머니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귀여워해 줄 동생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개인의 생각은 집단의 소명보다 등한시되며, 정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불가피한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이드와 할레드는 순교자가 되기 위해 마지막 유언이 될 비디오를 촬영하고, 마지막 밤을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런데 당일 날, 작전이 틀어지면서 현장을 빠져나온 할레드와 남게 된 자이드는 잠시 헤어지고, 혼자가 된 시간동안 죽음과 순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깨달음을 얻는 곳은 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조직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다. 벨트만 잡아당기면 어디서든 강력한 효력을 발휘할 폭탄을 가슴에 매고 둘러본 세상은 지극히 평화롭다. 버스에 탄 어린아이, 아무 죄도 없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면서 두 청년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누구를 위한 죽음이며, 이러한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이 때 그들의 집단에서 순교자로 추앙받는 자 아잠(스필버그의 ‘뮌헨’에 잠시 등장했었던)의 딸 수하가 나타나 테러를 반대함으로써 둘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희생과 복수의 문제는 두 청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난해하다. 죽음 같은 삶을 참을 수가 없어서, 혹은 죽음 뒤에 그들에게 되돌아올 합당한 보상을 기대하며 희생을 선택하기에 삶은 너무나 오묘한 요소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이 난해한 문제에 대한 어떤 해답도 제공하지 않고 그것을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 어쩔 수 없이 몸에 폭탄을 두른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혹은 그들을 이 상황으로 이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충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극히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자이드와 할레드를 좇을 뿐이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이 작품이 상영된 이래 논의되었던 수많은 얘깃거리들은 위와 같은 감독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예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이 영화를,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의 상황을, 도덕적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덕은 삶 속에 언제나 존재하지만, 정작 어떤 삶을 선택하게 만드는 힘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상황은 우리가 도덕이라 부를 수 있는 것 밖에 있다“는 감독의 말은 매우 인상적이다. 예측할 수 없는 순간 불현듯 나타나는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처럼, 영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삶은 예측 불가능하고 비도덕적이다. 감독은 이에 대한 충분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그러니 이제, 관객이 평가할 차례다.

테러와 인종차별
요즘 영화계의 중요한 화두는 테러와 인종차별이다. 9.11 이후 깊어진 인종간의 갈등과 잇따른 테러의 참상을 소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야 할 길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소개되는 첫 팔레스타인 영화인 ‘천국을 향하여’를 비롯해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권 다툼하는 과정을 그린 스티븐 개건의 ‘시리아나’, 인종차별이 주요한 소재인 폴 해기스 감독의 ‘크래쉬’, 테러 후 개인이 겪게 되는 정신적 공황이 중심 테마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 등은 유수의 영화제에서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노 맨스 랜드’ ‘그르바비차’, 이슬람의 테러리스트 양성학교를 그려낸 ‘함부르크 강습소(사진)’ 등이 있다. 홈피 www.paradisenow.co.kr

A 테러를 보는 새로운 시선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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