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나른하지만 희망적인 재즈하세!
| 스윙걸즈 スウィングガ-ル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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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전부인 영화가 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쟈니 캐쉬의 일대기를 그린 ‘앙코르’나 레이 찰스의 삶은 다룬 ‘레이’가 그러하다. 가수의 삶이란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음악이 전부다. 마치 뮤지컬처럼 노래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여기 조금 다른 영화가 있다. 가수가 꿈이라서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는 여고생도 아닌, 그저 지루한 일상에서 ‘재즈’를 배우고 알아가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 바로‘스윙걸스’다. 수많은 명곡들이 ‘스윙걸스’의 발랄함으로 다시 태어나 귀를 즐겁게 한다.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도 들으면 ‘아, 이 노래!’하고 무릎을 탁 칠 수 있는‘In the Mood’. 특히나 경연대회에 나가지 못할 것을 안 스윙걸스가 실망하여 기차 안에 침울해 있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Take the a train’은 새삼 마음을 벅차게 만든다. 경연대회에 나가 신나게 들려주는 ‘Mexican Flyer’나 ‘Sing Sing Sing’은 흥겨워 입가에 절로 미소가 머무른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즐겁고 가슴 따뜻했던 노래는 ‘Swing Talk’다. 재즈밴드를 만들긴 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던 스즈키와 아이들은 힘이 빠진 채 건널목을 건넌다. 그때 범생이 세키구치 귀에 들려오던 신호등 음악소리.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반박자 늦은 리듬을 타면서 아이들은 재즈가 무엇인지, 어떤 느낌인지 비로소 깨닫는다. 노래 제목도 ‘스윙이 말을 건다’라는 뜻으로 어렵지 않은 음색에 경쾌한 리듬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실 개인적으로 ‘학원물’에 약하다. 약하다는 것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 너무 즐겁고 좋다, 그래서 바보가 된다는 말이다. ‘스윙걸스’가 그저 학원물이겠거니 하고 보게 됐지만 기대치 않게 듣게 되는 재즈송들, 미숙하지만 스윙걸스의 열정적인 연주가 어느새 영화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발견은, 생활 판타지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유효한 것이었다. 재즈에는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다. 나른하지만 희망적인 그 느낌이 ‘스윙걸스’에 오롯이 담겨있다. 참,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며 나오는 노래는 냇킹콜의 ‘러브(Love)’인데 립싱크를 하는 주인공들이 너무 귀엽다(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사랑스런 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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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정 프리랜서 elegys@emp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