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는 같이 있기만 해도 외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어째서일까,

왠지 슬프고, 파란 밤으로 한없이 꺼져 들어가면서

멀리서 빛나는 달을 그리워하듯,

손톱까지 파랗게 물이 들 것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다.


요시모토 바나나, <하얀 강 밤배> 中




외롭다는 뜻인가요? 어쩐지 그렇게 들리는데요."


"외로움엔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가끔 고독감이 엄습할 때는 있죠."


"외로움과 고독감이 어떻게 다른 건데요?"


"외로움은 누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감정에 가깝고

고독감은 오히려 혼자 있고 싶다는 감정에 가깝죠.

제 경우에는 그렇다는 겁니다."


그게 그런거군요,라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윤대녕 산문집 "열두명의 연인과 그 옆사람"




창가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담배 연기 사이로 지난날들이 글썽인다.

그 뿌연 글썽임 속에서 발자국들은 자꾸만 투명해진다.

창유리에 붐빈다.

마음은 또 한 잎, 나뭇잎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면 안 돼, 흔들려서는 안 돼, 라고 나무들은 말한다.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겨울이 깊은 뒤엔 다시 봄이 돌아올 텐데...

이 하염없는 길 위에서 또 한 잎 마음은 바람에 시달린다.

행여나 못 돌아올까, 길을 잃을까.

너를 아파하면서 나는 미동도 없이

창가에 앉아 미명을 바라본다.

입술 깨물며, 눈물을 누르며

마음으로 네 옷자락이나 부여잡는다.

잠을 어깨에 떠메고 햇살을 기다린다.


- 이태수, 詩 <창가에 앉아>




길게 가지를 늘어뜨려 고개 숙인 버드나무를 보며

고개숙인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그저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고개를 숙이는 일은 정말 싫었다.

고개를 왜 숙여, 왜 흔들려

몇번씩이나 다짐하며 살아왔다.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어왔다.

그러나 이 봄,

온몸에 힘을 쭈욱 빼고 치렁치렁 늘어져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가

조금은 부럽다


박상천 - 흔들림에 대하여

























♬ 김윤아 - 담(With Pian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