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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보이지 않는 물결
| Invisible Wav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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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펜엑 라타나루앙 출연 아사노 타다노부, 강혜정, 툰 히라냐숲 장르 드라마 시간 115분 개봉 5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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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정신차려보면 전혀 알 수 없는 행로에 들어서있는 것이 인생이다. 난파된 배처럼 보이지 않는 조류가 이끄는 대로 외딴 섬에 당도하고 나면 그제야 인생을 되새김질 하게 된다. 타의에 의해 이끌려간 쿄지(아사노 타다노부)가 회상해낸 옛 기억은 평탄하다. 홍콩의 식당의 요리사였던 그가 불안한 조류에 휩싸인 것은 보스의 아내와 내연을 들킨 후 명령에 따라 그녀를 살해하면서부터다. 잠시 태국으로 도피여행 가 있으라던 보스의 말을 따라 낡은 배에 오른 쿄지는 안주할 곳 없는 위태로운 삶을 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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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을 넘나드는 액션신은 역시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적을 두지 않은, 혹은 두지 못한 인물들은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이 표현하는 세계의 상징적인 인물특성이다.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에서 태국에 살던 일본인 켄지나, 태국에 살지만 일본여행을 꿈꾸는 노이는 그것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떠돌기도 하던 그들처럼 ‘보이지 않는 물결’의 쿄지도 죽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가 죽인 여인의 환상이 그를 쫓고 실체 없는 유령의 흔적을 느끼기도 하며 스스로가 유령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중국으로 반환됐으나 영국의 잔상을 벗지 못한 홍콩은 떠도는 쿄지의 현실과 닮았으며 영어, 중국어, 일어가 등장하는 통일되지 못한 상황은 혼란스럽다. 크리스토퍼 도일의 감각으로 만들어진 엷은 그린톤의 영상은 홍콩, 배, 태국의 장소이동과는 상관없이 일관된 정적을 유지한다. 많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이미지를 통해 가장 간소한 표현만을 즐기던 감독의 버릇은 그 모든 것은 무기력하게 방관한다. 간헐적으로 울리는 몽환적 사운드를 제외하고는 두드러지는 사운드조차 없다. 간간이 등장하는 쿄지의 구토장면이나 배위에서 만난 낯선 여자 노이는 강렬함을 지니고 있지만 제목처럼 ‘보이지 않은 것’이나 ‘표현되지 않은 것’에서 더 많은 것을 봐야 할 영화다. 죽이는 자와 죽는 자, 죄의식과 무심함 속에서 정적인 고찰을 하던 영화는 ‘타의로 당도한 곳에 자의로 남는’ 쿄지의 모습을 보이며 끝을 맺는다. 아사노 타다노부의 묘한 매력은 감독의 미학적 연출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므로 안타깝다. 스타일과 감성은 더욱 탄탄히 구축되었으나 그것을 능가하는 진심은 어쩐지 ‘보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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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불필요한 것은 비워냈으나 필요한 것을 채우진 못한다 (수빈) B+ 아사노의 강력한 포스가 보이지 않는 물결을 이룬다 (영엽) C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어느 자살자의 진실 (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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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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