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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아는 언제나 대립되는 가치다. ‘언러브드’는 사랑이란 감정을 겪으면서 동시에 자아를 잃지 않으려는 한 독립적인 여성의 이야기다. 미츠코(모리구치 요코)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시청 여직원이다. 회사 일로 자주 마주치는 벤처 기업가 가츠노(나카무라 토오루)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둘은 자연스레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독립적인 미츠코에게 휘황찬란한 가츠노의 생활방식은 부담스럽다. 그와 이별을 결심한 후, 그녀는 우연히 아랫집에 사는 택배회사 직원 시모카와(마츠오카스케)를 만난다. 그와의 만남에서 미츠코는 편안함을 느낀다. 연인이기 이전에 ‘타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끝까지 ‘자아’를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참신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처럼 읊는 대사와 설득력 떨어지는 결말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단순히 정서 차이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