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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 코에상)의 삶은 위태로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자기만을 바라봐주는 가정적인 남편(미쉘 봄포일), 귀여운 아기, 실력을 인정받는 직장까지 모두 갖췄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의 다른 표현이 ‘변화 가능성이 없는 삶’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위기를 느낀다. 이 때 미국서 왔다는 섹시한 흑인 남자 빌(토니 토드)이 나타나고, 마리는 기다렸다는 듯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세일즈우먼’은 권태로움에 빠진 삼십대 여성의 미묘한 심리를 포착해 낸 작품이다. 여성감독의 작품답게 여주인공의 행동은 무심한 듯 섬세하다. 가정에 대한 의무감에서 벗어나 내부의 욕망에 충실한 마리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흡수할 수 없는 정서적 충격에 소화불량을 느낄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안 코에상, 미쉘 봄포일 등 낯선 배우들이 대부분이지만 연기력은 훌륭하다. 제52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주간 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