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League]당신의 가장 큰 두려움은 무엇인가요
| 에너지는 순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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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장은경 시간 10분 장르 판타지, 호러 년도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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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을 서늘하게 만들어 줄 공포영화에 대한 예의로,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가기에 앞서 ‘무서움’에 대해 논해보기로 하자.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는 기준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제대로 ‘리얼’한 것이나 제대로 ‘언 리얼’한 것에서 공포를 느낀다. ‘에너지는 순환한다’는 현실과 비현실 중간쯤에 위치한 영화다. 주인공과 주인공이 살고 있는 세계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문을 연다거나 닫는 사소한 행위에 의해 이어지는 시퀀스는 지극히 비현실적이다. 문을 열자 복면을 한 닌자가 흉기를 내리치는 악몽을 꾼 소녀, 돌돌 말은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감싼 채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문이 열리고, 애타게 찾던 엄마의 얼굴이 보인다. 무사히 안식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 소녀, ‘엄마~’를 외치며 품에 와락 달려드는데 그녀의 몸을 관통하는 쇠꼬챙이. 이건 완전히 ‘아직도 내가 니 엄마로 보이니’ 버전이다. 소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이불은 붉게 물들어 가고, 쇠꼬챙이가 만든 상처의 구멍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런데 이것도 꿈이다. 찜찜한 기분은 접어두고 소녀는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푼다. 갑자기 음악이 정지되면서 아까 그 닌자가 나타나고, 거실은 순식간에 격전장으로 둔갑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우산을 가지고 닌자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던 소녀는 닌자의 반격으로 피투성이가 된다. 이런 식으로 당했다 싶으면 현실로 돌아오고, 살았다 싶으면 또 다른 악몽과 마주하게 되는 패턴이 반복된다. 접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존재하고, 그 상황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의 공포를 이 영화는 ‘에너지’라 부른다. 마지막 악몽을 끝으로 오프닝을 장식했던 부엉이가 다시 나타나는 엔딩 신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에너지는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순환한다’는 사실을. 어째 좀 오싹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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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