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 사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의 앙트완과 마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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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함에 있어서 가장 두려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도 상대방이 언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리라는 걸 깨닫게 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옵니다. 사랑에 빠지면 자신보다 연인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미치는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기 때문이죠. 상대방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작은 균열도 독이 됩니다. 공포 영화를 볼 때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 않길 바라면서도 나타나기 전까지의 긴장감을 참을 수 없는 것처럼, 이별을 예감한 직후부터 언제 올지 모르는 이별의 시간을 향한 팽팽한 긴장감을 견디기란 고통스럽습니다. 때문에 이를 견디지 못한 어떤 연인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요. 빠트리스 르꽁트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연인들의 영화입니다. 앙트완은 미장원 여주인인 마틸드에게 반하고, 둘은 곧 열렬한 사랑에 빠집니다. 그들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에는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고 맹세하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틸드가 두려워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민감한 그녀는 미장원에 들리는 손님들의 변화를 보고 사랑도 변할까봐 겁이 났던 겁니다. 결국 마틸드는 폭풍우가 치던 날 밤 “당신의 사랑이 식기 전에 떠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급류에 몸을 던집니다. 절정에서 끝난 사랑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거지요.
물론 삶에 있어서 어떤 종류의 결핍으로부터 비롯되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자극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랑에 있어서 그것들은 판타지에 불과합니다. 영원이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 우리는 사랑이라는 덫에 빠져들게 되니까요. 바닥을 치지 않은 사랑의 결과가 어땠는지는 최근에 종영한 ‘연애시대’에서도 여실히 나타났지요. 부디 이들과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사랑과 이별의 시련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기를. 그러고 보니 평소엔 더없이 로맨틱하게 들리던 영화제목이 오늘은 더없이 아이러니하게 들리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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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