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헷지

Over The Hedge
감독 팀 존슨, 캐리 커크 패트릭
목소리 출연 브루스 윌리스, 게리 샌들링, 에이브릴 라빈
장르 애니메이션
시간 76분
개봉 5월 31일

Synopsis

알제이(브루스 윌리스)는 떠돌이 너구리다. 그는 배고픔을 못 참고 겨울잠 자는 곰 빈센트의 식량을 훔치다 걸려 일주일 내로 식량을 원상복귀 시켜놓으라는 협박을 받는다. 큰 ‘한 탕’을 위해 알제이는 인간 마을을 털 계획을 꾸미고, 이에 마을 근처 숲에서 만난 거북이 번(게리 샌들링)과 다람쥐 해미, 고슴도치 가족 등이 합세한다.

Viewpoint

‘헷지’와 ‘슈렉’의 공통점은? 첫째, 드림웍스의 야심작이다. 둘째, 캐릭터가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셋째, 유머가 좀 된다. 넷째, 흥행에 이미 성공했거나(슈렉) 혹은 성공할 것 같다. 2001년 개봉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슈렉’은 웬만한 영화 뺨치는 시나리오로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어선 기념비적인 작품이 됐다. 그로부터 5년 후 등장한 이 작품은 ‘슈렉’ 만큼 참신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진보를 보여준다는 점은 확실하다. 바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극대화다. 너구리, 거북이, 스컹크, 고슴도치 등 여러 동물들의 움직임을 실사처럼 생생하게 표현해냈음은 물론이요, 울타리를 중심으로 동물들이 사는 숲이나 울타리 너머의 알록달록한 인간 마을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다. 이처럼 생생하게 전해지는 시각적 효과의 진보는 리얼리티를 극대화시켜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를 본다는 느낌을 준다.

줄거리 전개도 인상적이다. 겨울잠 자는 사이 숲은 사라져가고, 먹을거리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은 남 일 같지가 않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풍자하는 양, 인간 때문에 식량을 잃게 된 동물들이 도리어 인간 마을을 급습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우면서도 날카롭다. 여기에 개성 강한 동물 캐릭터들의 배우 못지않은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때로는 능청스럽고 때로는 약삭빠르지만 마음 약한 너구리 알제이, 가끔 어리버리한 실수도 하지만 신중한 거북이 번, 다람쥐답게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는 해미, 천적이 나타났을 때나 위급 상황 발생 시엔 어김없이 죽은 척을 하는 주머니쥐 오지와 그의 딸 헤더(에이브릴 라빈) 등은 누가 주인공이랄 것 없이 종 특유의 매력을 자랑하며 스크린을 장악한다. 동물 수가 많은 만큼 적들도 다양하다. 너구리 알제이에게 식량을 빼앗겨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곰 빈센트와 동네 땅 값 떨어질까 걱정돼 동물들을 마을에서 내쫓으려 하는 부녀회장 글래디스, 그녀가 고용한 동물 사냥꾼 드웨인은 사방에서 알제이 일행을 공격해온다. 이처럼 주요 등장인물만 열 명이 넘으니, 영화는 시종일관 들썩일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사건이 터지고, 한 바탕 소란스러운 후 잠잠해졌다 싶으면 또다시 말썽이다. 이러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잘 짜인 시나리오 덕분이다. 각 캐릭터들은 상황에 알맞게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뛰어난 콤비 플레이를 자랑한다. 이 콤비 플레이는 알제이 일행이 글래디스 여사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에서 절정에 다다르는데, 먹을거리와 주인공들, 그리고 흩어졌던 적들까지 한데 모이는 이 장면부터 ‘헷지’는 본격적인 코믹 액션물로 전환한다. 동물들을 잡기 위해 온갖 보호 장치로 둘러싸인 집과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 하는 알제이의 전략은 웬만한 액션물 저리가라다. 동물들이 ‘스티브’라고 이름 지어준 문제의 울타리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 역할을 하므로 눈여겨봐야 할 대상이다. 정신없이 주인공을 좇으며 정신없이 웃다보면 깔끔하게 끝나버리는 이 대 소동극은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최고의 스타들로 구성된 화려한 출연진은 친숙하고도 노련한 목소리로 캐릭터의 색깔을 입히는 데 한 몫 하니, 이 영화 벌써 ‘over the hedge(울타리를 넘다)’하지 않았나 싶다.

더 재미있는 뒷이야기

보는 사람이야 즐거우면 끝이지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되는 데에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노력이 뒤따른다. 특히 ‘헷지’ 같은 정교한 3D 애니메이션에서는 더 그렇다. 사실적이고 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를 포함한 모든 것들에는 원래의 모델이 존재한다. 숲과 인간세계를 구분 짓는 거대한 울타리는 실제 드림웍스 스튜디오 앞에 있는 울타리를 모델로 한 것이고, 스컹크 스텔라의 모델은 변신 전에는 전투용 부츠를 신은 ‘미스 에이전트’의 산드라 블록, 변신 후에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의 제인 러셀이라고 한다. 그밖에 영화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인스턴트 제품들에는 실제와 똑같은 영양 정보와 무게, 성분이 표시되어 있다고.
홈페이지 www.hedge2006.co.kr

A 호들갑스럽게 시작하여 깔끔하게 끝나는 대 소동극. 재밌다! (영엽) B 사랑스런 동물애니메이션의 절정 (수빈)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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