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랑은 철거된 건물처럼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잔상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잔상이기 때문에

보다 더 선명하게 마음에 계속 투시되는 면도 있다.

남겨진 건물보다도

철거된 건물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듯이.


오오사키 요시오 <9월의 4분의 1>




내가 어디에 서든,

설사 다시금 흔들리게 될지라도

나는 같은 자리에서

아마도 다른 자세로 앉아 있게 될 것입니다.

그대여,

고통과 격정에 싸여 비통해하기에는

우리의 생이 너무 짧은 것은 아닐까요.

이 세상은 아주 넓은데...


공지영,《상처없는 영혼》중에서




조금만 보고 싶다면

눈물 흘릴 수라도 있을것 같은데

많이 보고프니 눈물조차 흘릴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은데

많이 보고 싶으면 차마 보고 싶다 말을 꺼낼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니 조금만 보고 싶다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조금만 그리워할 수 있다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너무 많이 아파하지 말라고

조금만 슬퍼하고 조금만 보고 싶어 하라고

허나 그건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사랑을 해본 사람들은 압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이 순간엔

제일 하기 힘든 일이 조금만이라는 사실을...


사랑하고 있는 순간에 가장 하기 힘든 일 / 박성철 산문집중에서




함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은

문득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진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늘 의식하고 늘 바라보고 늘 기다리는 그런 것들은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는 너무나 피곤한 것들이라는 생각,

있는 듯 없는 듯 그렇지만 어느 순간 바라보면

거기 그 자리에 서 있는 그 존재,

그래서 등이 따뜻해지는 그런 존재...... .

이 지구에서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공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행복이나 평화 같은 것들이 그렇겠지요.


공지영,《상처없는 영혼》중에서




남녀관계에서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는가이다.

미칠듯이 끌리고, 죽도록 사랑해도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가 아니고,

기가막힌 타이밍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서로에게 기가막힌 타이밍에

서로의 인생에 자연스레 등장해주는 것.

그래서 서로의 누군가가 되어 버리는 것.

그게 "운명"이자 "인연"이다.
































♬ 고마워 - 성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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