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잡으면, 흩어질 겁니까




‘빅 리버(Big River)’의 사라와 텟페이
 


혼자라면 외롭거나 외롭지 않을 수 있지만, 둘 이상이 되고부터는 ‘외롭지 않다’는 하나의 사실만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쉽게 빠진다. 둘 이상이라는 수의 개념은 쉽고 편리하게 안정감을 부여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외로움의 여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사실 괴로운 일이다. 사랑이 그 흔한 비교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슬픈 이의 제기 하나쯤 가능할 지도. 가끔 그들의 발은 다른 지점을 디뎌, 누군가는 함께하는 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외로움을 가져야만 한다고.
사막 위의 두 사람 사라와 텟페이는 감정의 교류에 설득의 시간 따윈 필요 없다는 듯 순식간에 서로를 향하지만 외로움 역시 순식간에 들이닥친다. 사랑을 막 시작한 설렘을 끌어안고 여자는 두 사람의 여행 계획을 침대 위에서 읊어보지만, 남자는 모르겠다고 답하며 자리를 피하고 만다.
여자는 그런 그에게 원망하는 소리를 내뱉거나 더 이상 무언가를 요구하려 들지 않는다. 자기 마음 속 상처를 건드리는 것보다 더 조심스럽게 그의 주위를 맴돌고 이따금씩 곁에 있는 그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할 뿐이다.
뛰어난 직감의 소유자라면 이것이 식어버린 사랑의 순간이라는 일반적인 절차임을 알아채는 것은 물론이요, 이들이 사랑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도 감이 온다. 텟페이의 사랑은 식은 게 아니고 사라의 용기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와의 사랑은, 그를 있는 그대로 방치하고 방관함으로써 유지될 수 있는 것임을 사라는 아는 것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좁혀지지 않는 관계가 있는 반면, 좁히려고 애를 쓰면 도리어 위태로워지는 관계가 있다. 후자의 관계는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다가가고픈 욕구가 없는 게 아닌 이상, 한 사람의 희생이 따라야만 유지가 가능하다. 그리고 자처하는 자에게 있어 이 ‘희생’은 ‘사랑의 유지’보다 중요치 않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외로움이 존재한다면 그건 끔찍한 일일까? 외롭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랑이 외로움을 배타하는 마음과 행위에서 비롯되지는 않는다.
사라와 텟페이는 불공평한 관계가 아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각자가 원하는 몫을 돌려준다. 사라의 몫은, 마냥 자유롭기만 해서 언제라도 떠나버릴 것 같은 제 사랑을 속박하지 않음으로써 곁에 두는 것이었다. 오늘도 우리의 수많은 사라들은 누군가의 등 뒤에서 소리 없이 같은 물음을 반복한다. ‘잡으면, 흩어질 겁니까?’ 라고…. 이 사랑은 포기가 아니라, 끝없는 유보다.
 
김윤영 학생리포터 everythan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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