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준벅




준벅 Junebug
 
감독 필 모리슨
출연 에이미 아담스, 엠베스 데이비츠
장르 드라마
시간 106분
개봉 6월 28일
 


Synopsis
시카고 인디 화랑의 딜러 메들린(엠버스 데이비츠)은 매력적인 조지와의 신혼이 달콤하다. 그녀는 어느 날 파괴적인 은유를 구사하는 화가 워크의 작품을 만나고 그를 섭외하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달려간다. 그러고보니 조지의 집이 근처다. 이 매우 편리한 상황을 놓칠세라 메들린은 시댁식구들과 친해지기 작업도 시작한다.
Viewpoint

노스캐롤라이나 시골마을의 어느 가족이 새 식구를 맞는다. 큰아들의 와이프고, 결혼한 지 6개월 만의 인사다. 먼저, 너그럽고 푸근하지만 가장으로서의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는 가지고 있지 않은, 늙어 무능력해진 아버지가 한 쪽을 차지한다. 그 옆 자리에는 끊임없이 자기주장 혹은 인신공격을 즐겨 펼치는 억세고 고집 센, 한마디로 우리 엄마면 참고 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살다가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어머니가 있다. 아래로 한 칸 내려가 자식들이다. 큰아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도시로 나가 촌티 다 벗고 출세한 인물이다. 자신의 출신을 다소 쪽팔려하지만 교회, 고향, 가족 등에서 본능적인 안정감을 추구하기에 노스캐롤라이나에 도착하기만 하면 기꺼이 다시 촌티를 걸쳐 입는다. 그의 동생은 꽤 끌릴만한 반항아적인 성향을 가진 듯하나 알고 보면 형과 현실에 치여 얻은 열등감과 자기불만족이라는 불치병을 짊어진, 더하기 시종일관 보채는 성향을 가진 임신한 아내와 대면해야 하는 고달픈 인생이다. 언제나 마지막이 피크다. 그의 부인! 고등학교 시절 반해 결혼했지만 이제는 도망갈 궁리만 하는 남편에 대한 불안과, 누가 봐도 ‘넌 참 잘난 사람이야’ 할 것 같진 않은 자아에 대한 불안, 이 모든 불안을 끌어안은 채로 향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 살고 있는 그녀. 문제는 이 모든 불안을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웃음과 명랑함 속에 파묻어 버린다는 사실. 안쓰럽지만 보기만해도 피곤하다.
이 가족에게 천사같이 큰 웃음 날리며 사랑의 키스 아끼지 않는, 삐쩍 마른 실루엣을 타고 세련미가 미끄러지는 새 식구라니. 게다가 그녀는 가족의 질투 혹은 이질감을 보상해줄 만한 희생정신 ‘쿨’하게 없는 인간의 전형인 것을. 이 ‘관계도’ 안 봐도 비디오다. 설마, ‘와우 정말 불행한 가족이군요’라는 고상한 멘트 날리며 눈살 찌푸리는 독자가 있을까. 이 그림이 불편하다면 그건 ‘우리와 달라서’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나와 달랐으면 좋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영화는 사회적 계급과 더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 약자가 되는 관계적 계급의 일상다반사적 충돌을 섬세하게 관찰한다.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한 이 감성적인 현미경은 충돌을 중심으로,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애정의 순간, 거리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매번 뒤로 숨기게만 되는 애정 표현의 순간, 오른 편에서 보면 숨결까지 감지되지만 왼편에서 보면 너무 먼 당신을 문득 알아차리는 순간 등을 잡아내고 방점까지 찍어준다. 독립적이고도 실험적인 음악으로 인정받는 미국 록밴드 욜라탱고의 음악과 아티스트, 앤 우드의 마력적인 작품들이 이 작업을 돕는다. 그야말로 탁월해서 독립영화 발굴의 장 선댄스 영화제에서의 호평을 수긍하게 한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감정이 없으니 격정도 결말도 따로 없다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감정의 어정쩡함이 작품에 대한 비호감으로 전이될 수 있겠으나, 산다는 것이 결국 모 코미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같기도’와 같다는 것을 아는 누군가는 결코 쉽게 떨칠 수 잔상 몇 개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작가를 모셔라
 


극 중 메들린은 화가 워크의 파격적인 작품을 자신의 화랑에 걸기위해 동분서주한다. 작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로 다루는 그녀의 화랑은 거대한 자본이 오고가는 뉴욕의 대형 갤러리와 경쟁을 하는 상황. 이 풍경이 왠지 낯설지 않은 것은 얼마 전부터 이 땅에 불고 있는 미술계 호황 때문이다. 연이어 경매 낙찰 최고가가 갱신됐고, 기성작가들은 물론 신진작가들의 작품도 몇 십 억을 넘긴 가격대우를 받는다. 화랑들은 금융업계와 손잡고 아트 펀드를 만드는가 하면, 어필할 수 있을 만한 작가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미개척 시장인 만큼 불법적 거래, 매너리즘에 빠진 창작 등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실정. 이젠 그림 한 점을 보더라도 많은 것 생각해야 할까보다.
홈피 www.sonyclassics. com/junebug
 

A 제대로 들킨 관계의 현장 (진아)
B+ 조미료는 치워라. 가감없이 (호영)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527&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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