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슈렉의 귀환

<슈렉 1,2> & <슈렉 3>

   



 

그의 첫 등장은 쇼킹 그 자체였다. 미남 미녀의 주인공을 내세운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이 애니메이션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을 때, 주인공은 당연히 선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는 거라고 우리 모두는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너무 못생겨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의 외모는 흉측했다. 납작하고 펑퍼짐한 코와 배불뚝이 몸매, 무엇보다 그는 '초록색'이었다. 그 이름조차 비호감이었던, '슈렉'.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 모두는 그 모습에 너무 낯설어서 경악했다. 게다가 불친절하고 퉁명스러운 괴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종 캐릭터의 반전과 '피오나 공주'라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엽기적인 공주를 내세운 1편은 충격을 던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3년 후 등장한 슈렉 2편은 전편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에 또 한번 성공한다. 각종 영화의 패러디 장면과, 자그마치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목소리를 가진 '장화 신은 고양이'가 합류함으로써 2편은 더욱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Far Far Away'를 '겁나 먼 왕국'으로 번역하는 센스와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명품 상표나 스타벅스 간판 등은 슈렉 2편을 '패러디의 최고봉' 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작품으로 기억하게 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슈렉과 그의 일당들이 반가운 건 전편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3편에서도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를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가 내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캐릭터에 대한 사정없는 비꼬기와 풍자로 짜릿한 웃음을 선사했던 전작에 비하여 아쉽게도 3편은 그 강도가 낮다.

 

왕위를 물려받기보다는 늪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괴물 태생의 슈렉은 다음 왕위 서열인 아더 왕자를 찾으러 떠나고, 그 사이에 프린스 차밍이 이끄는 동화 속의 악당들이 궁전을 습격하여 피오나 공주를 비롯한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젤 등 공주들이 사투를 벌인다는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보너스로 끝부분에서는 슈렉 베이비들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전 작품에서 당신의 고정관념을 사정없이 깨부쉈던 슈렉 속 캐릭터들은 그들이 진부해진 건지, 우리가 그들의 캐릭터에 적응 되어 버린 것인지 눈에 보이는 길만을 걷는다. 특히 1편 결말에서 슈렉과 키스하는 피오나 공주가 마법이 풀려 괴물에서 공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의 모습 그대로 남아 신선한 충격을 줬던 것에 반해 3편의 결말은 영화 내내 프린스 차밍이 입에 달고 있는 대사인 'Happily ever after'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숨어있는 패러디는 영화의 맛을 더한다. 특히 숨어있는 '베르사체' 간판을 잘 찾아볼 것! 카리스마 있는 아더 왕자를 소심남으로 바꾸어 놓은 재치나 섹시한(?) 신데렐라 의붓언니의 재등장도 반갑다. 너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해 산만하긴 하지만 볼 거리는 여전히 풍성하고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웃음도 끊이지 않으니 일단 슈렉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바다.

 

유진주 대학생기자/sappy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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