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아 빌립 아 캔’t 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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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딕 앤 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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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카페에서 4천만 국민이 아는 노래 ‘아이 빌리이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 가 흐른다. “아빌리입 아캔플라~ 아빌립 아캔터치더스카~” 상당히 원어민에 가까운 수준의 립싱크를 구사하다가 웬걸, 짐 캐리가 생각나고 말았다. 상승하는 엘리베이터 안, 달콤한 승진의 정적을 만끽하며 자유롭게 그는 날개를 펼쳤더랬다. 원래 코러스까지 곁들인 이런 초감동 노래는 대미를 장식해야 마땅하건만, ‘딕 앤 제인’의 풍파는 이 벅찬 노래가 겨우 1번 트랙이라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 그렇게 1번 트랙에서 “아빌립”을 열창하고 부사장으로 승진한 딕은 사장의 집에 초대를 받는다. 이때 나오는 2번 트랙이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던 80년대 여성보컬그룹 샤데이(Sade)의 ‘스무스 오퍼레이터(Smooth Operator)’. 멋진 사장의 집에서 정말 이 매력적인 노래의 주인공처럼 잠깐 잘나가던 그는 곧 3번 트랙으로 넘겨간다. 사장님, 아니 사장놈이 회사 부도내고 헬기로 토낄 때 흐르는 노래는 닥터존(Dr.John)의 70년대 대히트곡 ‘라이트 플레이스, 롱 타임(Right place, wrong time)'. 제목만 들어도 분위기 짐작 가겠지만 초딩 리스닝 수준으로 직접 번역해보니 가사 대충 이렇다. “맞는 세상에 있지만 뭔가 아닌 거 같아, 틀렸어 틀렸어 틀렸어···” 그럼에도 아직 상황파악 안된 딕, 텅 빈 집에서 혼자 냄비뚜껑 심폐소생술 놀이 등으로 소일하자, 곧 4번 트랙의 친절한 재경고음 등장한다. 도저히 본인의 엠피삼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없는 그 노래, 90년대를 풍미한 스카펑크의 지존, 서브라임(Sublime)의 ‘왓 아이 갓(What I got)'이다. 자메이카 리듬에 가벼운 기타 멜로디 더해진 이 노래의 주요부위 해석하니 또 다음과 같다. “이른 아침 길바닥서 깨어나, 담배 한 대 물고 신발끈을 매. 이유를 생각해야 돼, 왜 모든 게 잘못됐는지. 이유를 찾아야 된다고, 왜 내 돈이 다 없어졌는지!” 자, 이후 실업과 파산의 늪에 허우적대며 드디어 발버둥치기 시작한 ‘쇼핑몰 딕’과 ‘절권도 제인’ 에 알맞은 트랜스 음악 '샌드스톰(Sandstorm)'이, 스프링클러에 온가족 버둥대며 샤워하는 장면에 ‘와이 미 로드(Why me Lord)'가, 한계에 달해 정말 시한폭탄처럼 된 딕이 오밤중에 남의 집 잔디를 조각조각 뜯어오는 장면엔 ‘타임 밤(Time Bomb)' 이 착착 나와 주니까 이 얼마나 슬랩스틱 코미디같은 OST인가! 이 영화, 별로 재미없다는 평 있는 거 다 안다. 그렇지만 딕의 주제가인 동시에 우리의 주제가이기도 한 이 풍파맞은 사운드트랙과 함께하면 재미와 우울이 나름 산다. 딕과 제인에게마저 냉대 받고 질시 받던 ‘한국산 잔디’의 설움에 감정이입 해가며 결말이야 어찌됐든 한바탕 달려보는 거지 뭐. 앞에 뭐가 있건 간에 꽈당 받아버리자. 믿긴 뭘 믿어. 날긴 뭘 날아. 개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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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호영 학생리포터 in_azurblue@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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