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줄 위의 종달새 Larks on a string

줄 위의 종달새 Larks on a string
감독 이리 멘젤 출연 바츨라프 네카르시, 이트카 젤레노호르스카, 루돌프 흐루쉰스키
장르 드라마
시간 94분
개봉 5월 17일

Viewpoint

요리사 파벨(바츨라프 네카르시)은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 출근을 거부해 폐철처리장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게 된다. 다양한 사연으로 모인 폐철처리장의 일꾼들에게는 다른 한 편에서 일하는 여자 죄수들이 유일한 흥밋거리다. 체코를 탈출하려다 붙잡힌 여자 죄수들은 경비원의 엄격한 통제 아래 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벨은 죄수 중 아름다운 아가씨 이트카(이트카 젤레노호르스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체코의 공산화 물결에 휩쓸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체코 영화의 거장 이리 멘젤이 2차 대전 때의 체코를 배경으로 한 ‘가까이서 본 기차’에 이어 두 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1968년, 소련에 의해 강제로 공산화된 체코슬로바키아 국민들의 자유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이른바 ‘프라하의 봄’에 제작되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 공산화된 정권의 반대로 상영이 금지되었던 이 영화는 89년에 체코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후 이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야 비로소 첫 공개되었다. 주말노동을 거부한 요리사와, 강단에서 한 말 때문에 대학에서 쫓겨난 교수, 그리고 역시 비슷한 이유로 해고된 정부관리 등이 구성원인 이 폐철처리장은 당시 체코의 정권이 자행했던 억압으로 인한 피해자 집단의 축소판이다. 개인적인 신념은 무위에 그치게 되는 비현실적인 강제노동소의 경쟁체제와, 그 속에서 어울려 생활하는 노동자들이 간간이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공산화 운동의 우스운 단면을 보여준다.
그런 와중에 파벨과 이트카가 나누는 사랑의 교감은 특별하다. ‘가장 낮은 자들의 결합’인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의 절망적인 처지도 아랑곳없이 행복하게 그려지고, 그들을 떼어놓고 감시하는 주역인 여자 교도소의 경비원조차 소박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인물로 그의 사랑이야기는 영화의 또 다른 큰 줄기를 이룬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다 갑작스런 사건으로 분위기를 뒤엎는 요즘 영화다운 충격요법은 쓰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인물들의 소박한 행복을 온전히 전해 받을 수 있다. 만들어진지 4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날카로운 사회비판의 메시지와 함께 풋풋한 사랑의 순간까지 일깨울 수 있는 소중한 영화다.

A 프라하의 봄은 따뜻했다 (수진)
B+ 새의 날갯짓처럼 가볍고, 새의 휘파람 소리처럼 상쾌한 (희연)
박수진 학생리포터 treetalks@naver.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461&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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