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경의선

경의선
감독 박흥식
출연 김강우, 손태영
장르 드라마
시간 107분
개봉 5월 10일

Viewpoint

열흘의 휴가를 받은 지하철 기관사 만수(김강우), 기가 막힌 생일선물을 받은 대학 시간강사 한나(손태영). 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 하릴없이 경의선 기차의 종착역까지 와 버린 두 남녀는 갈 곳도, 있을 곳도 없다. 폭설로 택시도 끊긴 임진강역에서 하룻밤을 지새울 곳을 찾아 함께 헤매던 그들은 모텔로 들어가고, 의심과 마음의 벽은 차차 허물어져 간다.
각자의 사연에 이끌려 발길 닿는 대로 가다가 만난 두 사람이 낯선 공간에서 서로의 아픔을 터뜨리는 영화 ‘경의선’ 은 장점과 단점이 어느 정도 또렷해 보인다. 일단 ‘터뜨리는’ 시점이 제대로 맞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친 두 사람이 열차에 타는 장면으로 시작된 영화는 두 사람이 이 열차에 타기 전 어떤 일을 겪었는지 찬찬히 보여주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과거는 조용하고 아름답게 정돈된 화면을 통해 감정이입보다는 최대한 관찰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급하지 않게 지속되는데, 그들이 임진강역에서 만나 울음과 함께 사연을 토해내는 모텔 장면에서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또한 지하철 기관사라는 직업을 가진 만수의 일상을 철저히 보여주는 점은 영화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경의선’은 너무 약하다. 일단 ‘사랑’ 이라는 카피는 허황된 미끼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고, 무엇보다도 여주인공 한나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있어서 그저 한나라는 인물의 겉 표면만 핥고 있는 느낌, 그녀가 부수적인 캐릭터로 전락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겉만 그럴싸하지 속은 허무와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을 한나의 위태로운 비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파고들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섬세한 것과 무미건조한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절실함이 바닥을 긁어야 우리는 울고, 또 후련한 정화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인데, ‘경의선’은 두 주인공의 유대도, 치유도 마음속 깊이 다가오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불평 자체가 좋은 필름에 대한 과욕의 결과라고 여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 속 화면의 섬세함과 주인공 만수의 감정적 여정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며 상처받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지치지 않게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B 눈처럼 담백하고 섬세한 영화, 겨울이 또 그리워지네 (호영)
B 성숙한 그 남자, 유치한 그 여자의 사정 (수진)
손호영 학생리포터 in_azurblue@naver.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451&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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