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날씨가 참 좋아!

‘4월 이야기’의 우즈키

● 시작조차 가물가물한 벚꽃축제가 끝나간답니다. 아파트 앞 주차장에 의미 없이 서있던 나무들이 벚나무였다는 것도 이제 겨우 알게 됐는데, 벌써 끝물이라니요. 새학기가 시작되는 꽃피는 3월, 아니, 그들에게는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4월. 모든 것이 낯선 우즈키에게 사실 도쿄는 낯설기만 한 곳은 아닙니다. 신입생환영회 때, 왜 이 학교에 왔느냐고 그 친구가 물었죠? 왜 그 친구 있잖아요. 퉁명스럽지만 묘하게 친근감을 표시하는 사에코. 그 때 차마 말은 못했지만, 홋카이도에서 도쿄의 이곳까지 온 데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답니다. 바로 ‘愛する人’, 사랑하는 사람 때문이죠. 고등학교 때부터의 선망의 대상인 그의 이름은 야마자키 선배. 그녀는 그의 뒤를 따라 이 대학에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록, 힙합. 세상 모든 문명의 음악이 뒤섞여 들려오는 학생회관에서, 우즈키는 사에코의 꼬임에 넘어가 그 이름조차 생소한 플라이 낚시 동아리에 가입합니다. 어쩌다보니 가입한 동아리지만, 사실 그녀에게 재미있지 않은 일이 있었을까요. 그와 같은 하늘 아래서 하는 일인데. 곧 우즈키에겐 오후 내내 낚시 바늘 던지기를 연습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선배가 일한다는 서점에 들러 책을 사는, 새로운 도쿄의 일상이 시작됩니다. 그러기를 일주일, 우즈키는 드디어 그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선배. 마음이 상하지만, 아직 괜찮습니다. 그와 함께 있기 위해 우즈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많으니까요. 봄비라기엔 심한 폭우가 퍼붓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들른 그 서점에서, 드디어 선배는 우즈키를 알아봅니다. 4월의 첫 날, 꽃잎을 눈처럼 헤치고 오던 이삿짐 트럭처럼, 우즈키의 마음도 그제야 가볍게 도쿄에 닿았습니다. 굵은 빗줄기에 꽃이 다 나려도, 찢어진 우산을 들고 첨벙첨벙 거리를 뛰어도, 우즈키에겐 야마자키 선배와 첫인사를 나눈 오늘이 맑음입니다.
인간을 사랑한 천사의 러브스토리, ‘베를린 천사의 시’의 천사 다미엘을 기억하세요? 사랑하는 여인 마리온의 곁에 가기 위해 세상에 내던져진 다미엘, 그도 땅 위로 첫걸음을 떼자마자 잔뜩 흐린 아침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잖아요. ‘날씨가 정말 좋다’고! 꼭 바람이 살랑거리고 햇살이 은은해야만 봄날인가요. 사랑은 언제나 최고의 찬사를 가져다 주는걸요. 우즈키를 향해 너울거리던, 춤 같기도 하고 리듬체조 같기도 한 플라이 낚싯대의 손짓처럼 말이예요. 그러고 보면 설레는 마음은 어느 나라, 어느 언어 안에서든 다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샹송가수도 이렇게 노래불렀다 하는군요. “인생에서 내가 배운 것, 그걸 몇 마디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네. 누군가가 날 사랑해주는 날, 그 날은 날씨가 아주 좋아! 나는 이보다 더 멋진 표현을 알지 못한다네. 날씨가 정말 좋아!”

박수진 학생리포터 treetal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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