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선생 김봉두와 이장 조춘삼

선생 김봉두 & 이장과 군수

 

 

영화를 선택할 때는 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여러 가지 분류법이 있을 수 있다. 첫째, 무조건 ‘직감’을 믿고 필 꽂히는 영화를 보는 경우. 둘째, 선호하는 감독의 영화만을 골라 보는 경우. 셋째, 고집하는 장르가 따로 있는 경우. 넷째, 주변인의 추천이나 ‘대세론’에 편승하는 경우. 다섯째, 신뢰하는 배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 등. 오늘 소개할 두 영화는 마지막 경우에 해당한다. <선생 김봉두>, 그리고 <이장과 군수>의 차승원이라는 배우 말이다.

 

<선생 김봉두> 속의 ‘김봉두’ 라는 인물은 참 단순하고도 사람 냄새가 난다. 교사라는 철통 밥그릇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살아가던 그가 산골마을로 발령을 받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우습지만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덥혀오는 무언가가 있다. 영화 초반의 김봉두는 현실 그 자체다. 교사이지만 교사로서의 자질을 전혀 갖추지 못한 그가 보이는 모습들은 우리가 학창시절을 겪으며 한 번쯤은 마주했던 존경할 수 없던 교사의 모습을 품고 있다. 그런 그가 시골 아이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하는 이야기는 사실적이라서 더 인간적이다. 각박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요즘 날의 우리네에게 던지는 조금은 뼈아픈 메시지일 수도 있다.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순박한 아이들과 시골 주민에 의한 동화라는 극적 장치는 잔뜩 세상 때가 묻어있던 김봉두 선생을 개과천선시킨다. 조금 억지스러울 수 있는 스토리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선생 김봉두>가 웃음과 감동을 함께 안겨준 한국 코미디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그 역할이 다름 아닌 ‘차승원’이기 때문이다.

 

<이장과 군수>는 차승원과 최근 유망주로 떠오른 유해진의 콤비라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차승원의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에게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선생 ‘김봉두’와 이장 ‘조춘삼’은 어딘가 닮아있는 느낌이다. 두 영화 모두 장규석 감독의 영화이자 차승원을 초반부터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고개를 끄덕일법한 일이다. 선생 김봉두보다 이장 조춘삼은 어딘가 모자란 느낌의 주인공이다. 얼떨결에 마을 이장 일을 맡아보던 조춘삼은 오랜 숙적(?)인 군수 노대규(유해진)를 누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그는 김봉두처럼 계산적이거나 찌들지는 않았지만 눈 앞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결국 ‘사나이의 우정’을 택하고 정의에 눈 뜬다는 식의 결말은 <선생 김봉두>가 주었던 따스한 느낌의 휴먼코미디보다는 조금 아쉬운 느낌을 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그를 스크린에서 만나는 일은 즐겁다. 간만에 만나는 차승원표 코미디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이장과 군수>는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에게 반가운 영화가 될 것 같다.

 

유진주 대학생기자/sappy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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