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원작 야마다 무네키
출연 나카타니 미키, 이세야 유스케 외
상영시간 129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4월12일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를 꿈꾼다. 그것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티는 환상이고 꿈이다. 왕자는 시종이 되고 공주는 하녀가 될지언정, 여전히 여자는 운명적인 사랑을 꿈꾼다. 운명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어찌 보면 ‘평범한’ 꿈이다. ‘소박한’ 꿈이다. 하지만 그 작은 꿈도 이루기가 쉽지는 않다.
2001년의 ‘쇼’는 가수가 되기 위해 무작정 도쿄로 상경한 대책 없는 백수다. 그런 그에게 2년 만에 찾아온 아버지는 살해된 고모, ‘마츠코’의 집을 정리해 줄 것을 부탁한다. 집안 가득한 쓰레기와 이웃들의 이상한 증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그렇게 고모의 삶에 의문을 품게 된 쇼의 시선을 따라 진행된다.
노래를 잘해서 인기가 많던 중학교 교사 마츠코. 그녀는 수학여행에서의 한바탕 사건에 얽혀 학교에서 쫓겨나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수없이 남자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버림받으면서 그녀의 삶은 점차 잿빛으로 물들어 간다. 동거와 불륜, 매춘에 살인까지, 마츠코의 일생은 세상의 평가대로라면 정말이지 ‘시시하고 형편없는 혐오스런’ 삶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마츠코의 인생을 실로 ‘경쾌하게’ 풀어간다. 시원스러운 템포로 그녀의 굴곡 어린 삶을 센스 있게 그려내는 한편, 웃음과 감동 또한 잃지 않는다. 불쾌하고 답답할 것만 같던 그녀의 인생사는 어느새 한바탕 자지러지는 희극이 되고, 그녀가 다시 노래 부를 때마다 감동은 배가된다. ‘격정 멜로 코미디 뮤지컬’를 표방하는 만큼, 러닝타임 내내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과 시종일관 유머러스 한 상황들은 관객을 마츠코와 함께 울고 웃게 해주는 유려한 장치들이다. 화려한 색감으로 전해주는 시각적 쾌감은 덤.
터져 나오는 웃음 뒤에 스며있는 ‘사랑의 의미’는 이 영화가 건져 올린 최고의 수확이다. 지독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그녀였지만, 함께 했던 이들은 그녀의 죽음 앞에서 무한히 받았던 ‘사랑’을 떠올린다. 특히, 수학여행사건의 장본인이었던 ‘류’와의 마지막 사랑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준다.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그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사랑의 본질’을 논한다. 가족간의 사랑이건 남녀간의 사랑이건 사랑은 ‘주는 것’이다. ‘베푸는 것’이다. 이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마츠코는 스스로를 상처 입히면서 그야말로 ‘처절하게’ 각인시켜 준다. 기구한 인생과 여인의 사랑. 웃으며 따라간 그 여정의 끝에도,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
임창수 대학생기자 tangerine5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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