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영화(Buddy Movie)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

 

'둘''이라는 숫자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홀로일 때 보다 강하다. 흩어지기 쉬운 숫자인 셋 보다 결합력이 있다. 많은 영화 포스터가 두 사람의 주인공을 내세우고 대부분의 영화는 주연배우가 두 명이다. 그 중에서도 주연배우 두 명이 남성이고, 그들의 우정이나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우리는 버디(Buddy) 영화라고 부른다.

 

유진주 대학생기자/sappy27@naver.com

 

 

주인공이 마초적 성향을 가져야만 버디 영화인가

 

<투캅스>, <태양은 없다>의 뒤를 잇는 <야수>, <사생결단>, <열혈남아> 등의 남성 투탑 영화들을 떠올려 보면 캐릭터들은 대부분 '남성다운' 모습이 강조된 마초 성향을 보이고 있다. 에스파냐어로 남자를 뜻하는 '마초(Macho)'는 덩치가 크고 근육질이며 남성적 이미지에서 우월감을 느끼는 남성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 투톱 영화에서 이러한 마초적 성향이 사라진 캐릭터들을 자주 보게된다. 한국 영화 흥행의 정점에 올라섰던 <왕의 남자>는 동성애 코드를 접목시킨 형태의 버디 영화였다.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은 사나이들의 강한 우정 대신 가슴을 따스하게 하는 잔잔한 우정을 택했다. 이는 근육질의 남성보다 소위 ‘꽃미남’, ‘훈남’으로 불리는 남성이 선호되는 최근의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파송송 계란탁>, <아들>, <날아라 허동구> 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투톱 영화도 늘었다.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아들간의 따뜻한 사랑이 영화의 주제인 경우가 많아졌다.

 

버디 영화는 남성의 이야기만 다루는가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버디 영화는 남성뿐 아니라 두 인물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여성간의 우정이나 관계를 그린 여성 버디 영화도 존재한다. 대표작으로는 <델마와 루이스>, 한국 영화로는 류승완 감독, 이혜영 전도연 주연의 <피도 눈물도 없이>를 꼽을 수 있다. 남성 버디 영화의 공식은 여성 버디 영화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남성 버디 영화에 비해 흥행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바람피기 좋은 날>의 흥행 성적은 놀라울 정도.

 

반면 <킬빌>이나 <친절한 금자씨>와 같은 여성 원톱의 영화는 대중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다. 왜 '하나'는 되고 '둘'은 안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아직까지 여성의 '짝'은 남성이어야 한다는 관객들의 편견이 개입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성 투톱 영화를 페미니즘 성향의 영화로 단정하거나 같은 이유로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여성 버디 영화 제작이 뜸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꼭 주인공이 사람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슈렉>의 녹색괴물 '슈렉'과 수다쟁이 당나귀 '동키'도 일종의 버디무비로 볼 수 있다.

 

최근 개봉작 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봄은 한국 버디 영화의 계절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버디 영화가 개봉했거나 상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전작에서도 호흡을 맞추었던 배우들이 더욱 찰진 궁합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기대수치 또한 높다.

 

감우성, 김수로 주연의 <쏜다>는 <델마와 루이스>의 한국판이라 볼 수 있는 내용의 작품이다. 성실하게 살아 온 주인공들이 일상에서의 일탈을 감내한다는 내용으로 이미 <간 큰 가족>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두 배우의 열연이 인상적인 영화이다. 진광교 감독의 <뷰티풀 선데이>는 개봉작 중 가장 무게감 있는 범죄 스릴러물의 투톱 영화다.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는 형사(박용우)와 짝사랑하는 여자를 강간한 후 죄책감을 갖는 민우(남궁민)이 버디로서 영화를 이끌어간다.

 

<이장과 군수>는 '톰과 제리식의 우정'을 묘사했다. 코미디 영화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차승원, 유해진이 각각 이장과 군수로 라이벌 연기를 펼치는 것이 볼만한 영화. 주인공간의 아옹다옹 다툼이 끊이지 않지만 결국 사나이의 우정은 소중하다는 결론이 주제다.

 

어리버리한 초짜 은행털이범(이문식)과 눈치 백단 형사(백윤식)의 코미디를 그린 <성난 펭귄>은 <범죄의 재구성>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시나리오다. 특히 백윤식이 비리 수사반장으로 출연해 극을 이끌고 가는 역할을 맡았다. 딸의 수술비 때문에 돈이 필요한 이문식이 은행을 습격하자 은행에 숨겨둔 비리문서를 지켜야 하는 백윤식이 범인 진압을 핑계삼아 은행으로 들어온다는 내용의 코미디.

 

http://camhe.com/defaul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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