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달콤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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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티드 힐 The House On Haunted 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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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티드 힐'은 스릴을 즐기는 사업가 프라이스가 아내의 생일을 맞아 다섯 명의 손님을 저주받은 정신병원으로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증오관계에 있는 이들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고 의심하며 문이 닫혀버린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새운다. 이상한 점은 정신병원에 모인 사람들 모두 ‘사람 아닌 것'들을 보고 그들에게 위협을 당한 다는 것. 이 살아 움직이는 집 이야기는 역대 미국 할로윈 주말 흥행 수입 중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재미있는 공포물의 장점이자 단점은 스토리가 아닌 시각과 청각에 기댄다는 점인데, 각 장면들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25곡의 트랙을 자랑하는 영화음악은 입소문 좀 탄 시각효과만큼이나 주목할 만하다. ‘쥬만지'를 거쳐 ‘매트릭스'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했던 돈 데이비스 감독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찍힌 앨범 자켓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 아닌 세상'을 담아내는 그의 솜씨는 ‘헌티드 힐'에서도 빛난다. 공포영화답게 오르간 연주와 삐걱대는 기계음, 괴성과 울음소리가 뒤섞인 ‘메인 타이틀'이 기분 나쁘게 관객을 맞이한 후 들려주는 것은, 의외의 클래식 사운드다. 정신없는 화면을 보지 않고 ‘헌티드 힐'의 음악을 듣는다면, 어느 비극적 스토리를 그린 오페라라고 착각할 정도. 초반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본격적인 사건에 발 들여 놓기 전까지 서정적인 오케스트라 협연이 이어진다. 특히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1번(Piano Quartet No.1 in G Minor Op.25)'이 등장할 때 클래식을 전혀 클래식하지 않게 사용하지 않으면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는 그의 센스가 돋보이는데, 효과음과 왜곡된 기계음을 도입 삼아 서서히 진행되는 연주는 인물들이 하나, 둘 죽고 사라지는 풍경 위에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런가하면 클라이맥스는 대규모의 합창이 주도한다. 여성과 남성, 소프라노와 알토가 뿜어내는 웅장함이 그 대단원을 장식한다. 클래식 사운드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일종의 칭찬으로 사운드 트랙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전, 이 영화음악의 포인트인 마릴린 맨슨의 ‘스위트 드림(sweetdream)'을 빼 놓으면 안 된다. 비록 OST에는 수록돼 있지 않으나 이 곡이 영화 속에서 ‘자 한번 놀아보자'고 말 건네고, 실컷 놀아 정신이 빠졌을 때 ‘어때, 잘 놀았냐'고 회심의 미소 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너를 이용하려하고, 누군가는 네게 이용당하고 싶어하지' 라는 비정한 인간사에 덧붙여 ‘계속 나아가라'는 계몽적인 조언도 들려주는 이 심상찮은 노래는 본래 카리스마 넘치는 그룹 유리스믹스의 곡으로 ‘헌티드 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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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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