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간절 하다는 것

피노키오 Pinocchio

● 버스를 타고 가다가 새삼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어딘가를 향하는 것이고, 그리워한다는 것은 고향과 같이 어딘가로 되돌아가는 것이니 정반대가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이 두 가지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꿈을 그리워하고, 고향을 꿈꾸는 것 비슷했습니다.
‘피노키오'를 기억하세요? 혹시 이 이야기를 들려주던 이가 벽난로에 사는 귀뚜라미 지미니였던 것도 생각나시나요? 오래됐죠. ‘피노키오'가 만들어진 것이 1940년,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이은 월드 디즈니의 두 번째 장편 칼라 애니메이션이었으니까요. 탄탄한 스토리에 기술적인 측면까지 왜 고전동화가 돼 전해지는지 알만 하지만, 41년 아카데미상을 휩쓴 것은 이 작품의 음악과 주제가였습니다. ‘피노키오'가 등장하는 우리나라 동요 몇 개를 떠올리실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의 주제가는 아주 동화적이면서 고전적인 느낌의 창법과 오케스트라, 합창 코러스가 빚어내는 명곡 ‘별에게 소원을 빌 때(When You Wish Upon a Star)'입니다. 지미니 목소리를 연기했던 클리프 에드워즈의 이야기 할아버지 같은 감칠맛 나는 목소리를 따라 별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쩌면 오래 잊고 있었을 마법의 주문이 다시 머리 위로 내려앉네요. ‘꿈이 있는 사람은 별에게 기원해요. 그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모두 이뤄질 거예요. 아름다운 꿈이면 별님과 함께해요.' 꿈같고, 고향 같은 이 곡의 마법에 다시 빠져드는 것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리하여 수많은 재즈, 팝 뮤지션들은 이 곡을 리메이크 했고, 디즈니사는 회사의 주제가로 삼았지요. 그런가하면 피노키오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최고의 배우가 되겠다'며 학교를 빼먹고 나쁜 늑대를 따라 가는 여정은 내내 ‘학교 빼먹기(Off To School)' ‘거짓말 지혜(Lesson In Lies)' ‘화난 귀뚜라미(Angry Cricket)'와 같은, 음악 감독 리 할린의 재치있고 명랑한 선율들과 함께 합니다. ‘끈 없이도 춤추고 노래하는 꼭두각시' 피노키오는 자신의 첫 무대에서 이 작품의 또 다른 명곡 ‘난 줄이 없어요(I've Got No Strings)'를 선보여 히트를 칩니다. 캉캉에서부터 러시아 민속무까지 별의 별 댄스가 총 출동하는 이 무대에서 우리의 피노키오, 줄 없는 자유에 무척 신이나 열창을 하지요.
사실 ‘피노키오'에 담긴 메시지는 ‘거짓말하지 않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요'가 다는 아닙니다. 외로웠던 목수 제페토 할아버지와 현실주의자 귀뚜라미 지미니가 꿈과 간절함을 ‘진짜' 믿게 되는 순간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니까요. 생생한 현실을 직시하기위해 몸부림치는 우리, ‘피노키오'가 떠오른 이 순간만큼은 꿈이 가장 정확한 표지판이 돼줄 거라고 믿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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