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라이언 필립, 제시 브래포드, 아담 비치
장르 전쟁, 드라마
시간 132분
개봉 2월 15일
우리는 언제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허상을 심는다. 여성과 남성의 이미지, 모성의 이미지, 숫자나 문자에 부여하는 갖가지 상징성 등등. 2차 세계 대전 중 일본의 이오지마 섬에 상륙한 미군은 일본과의 혈투를 벌인다. 전쟁이 끝나기 전, 이오지마 섬의 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 장면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미국으로 날아오고 이를 본 후 미국 내 정세가 뒤바뀐다. 승리를 자부하게 된 국민들의 전쟁 종식 염원에 불이 붙자 이 틈을 타 전쟁 기금을 마련하려는 정부는 사진 속 군인들 중 아직 살아있는 세 명의 군인,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와 통신병 레니 개그논(제시 브래포드), 인디언 출신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를 본국으로 불러들인다.
영화는 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결국 사라지는 과정을 그리며 그것이 얼마나 한 개인에게 잔인한 것인지 말한다. 영웅의 허상성은 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통해 극대화된다. 비밀을 담은 사진 한 장으로 졸지에 영웅이 된 존 닥 브래들리의 귀에는 시도 때도 없이 위생병을 찾는 전우들의 외침이 들려온다. 영웅 혹은 인디언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존재로 양분된 아이라 헤이즈의 본질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며 오로지 혼자 감당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영웅이 된 상황을 즐기는 레니 개그논 또한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이 더 이상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때가 오자 순식간에 허물어진다. 무채색에 가까운 색감 속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에는 더 이상 해묵은 미국의 우월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이오지마 섬으로 가는 도중 바다에 미군 병사 하나가 빠지자 어쩔 수 없이 그를 버리고 계속 항해하는 장면에서는 이제야 ‘라이언 일병 안 구하기’ 버전이 등장하는구나 싶어 새로운 시각을 향한 갈망이 충족된다. ‘아버지의 깃발’ 의 전투 장면에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은 전우 간 의리도 아니요, 화려한 볼거리도 아니다. ‘왜 싸워야 하는가.’ 하는 혹독한 자문이다. 여기에 대하여 감독의 의지는 분명한 듯 보인다. 같은 이오지마 섬 전투를 일본군의 시점으로 그린 감독의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존재는 이 거장 감독의 영화사에 길이 남을 시도와 그 정신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A 바깥에는 전쟁의 참상, 안에는 나약한 영웅주의의 참상
손호영 학생리포터 in_azurblue@naver.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310&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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