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언제나 언제까지나,‘해피엔딩’을!

아나스타샤 Anastasia

‘인어공주’ ‘라이온킹’ ‘포카혼타스’ ‘뮬란’의 OST를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디즈니 사는 각 작품에 빼놓지 않고 듣기 좋은 멜로디 곡을 한곡씩 삽입해 상당한 효과를 봤습니다. 대서사를 펼쳤던 드림웍스 사의 ‘이집트의 왕자’ 타이틀은 두 디바, 머라이어 캐리와 휘트니 휴스턴의 벅찬 조우를 영화의 감동과 성공적으로 연결시키기도 했습니다. 어린시절 이 OST들을 테이프로 사서 모았던 기억이 있는 저같은 경우는 ‘애니메이션 음악은 나름의 진정성을 가지고 언제나 울림을 줬다’는 기억과 깨달음을 얻게 됐죠.
이쯤 폭스 사의 야심찬 첫 애니메이션이었던 ‘아나스타샤’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타사의 작품들과는 달리 극장 흥행에서 실패한 이 작품은 명절 텔레비전용으로 더 많이 애용됐지만, OST만큼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뤄줘야 할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이 작품의 사운드 트랙이 아주 특별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웅장한 오케스트라 세션과 합창 코러스로 서사를 끌고 가는 연결트랙들은 오페라 혹은 대형 뮤지컬의 스케일을 만들며 일종의 황홀감을 선사합니다. ‘아나스타샤’만의 개성을 찾자면, 혁명에 온 가족이 사형을 당하고 혼자 살아남아 길거리에 버려진 러시아의 마지막 황녀라는 설정 때문일까요, 일종의 비애감이 묻어난다는 겁니다. 다른 애니메이션들의 사운드트랙들은 쉽게 ‘밝은 노래와 어두운 노래’로 나눌 수 있는데, 유독 ‘아나스타샤’의 경우는 복합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트랙이 많습니다. 특히 ‘원스 어폰 어 디셈벌(Once Upon A December)’ 은 성우들의 버전과 미국 컨트리 여가수 디나 카터가 부른 버전으로 변주됐는데, 디나 카터의 곡에서는 12월과 러시아, 기억만 남고 다 떠나버린 것들에 대한 싸한 느낌이 기타솔로 부분에서 극대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제 ‘아나스타샤’의 타이틀 두 곡만 말씀드리면 될 것 같아요. 바로 ‘저니 투 더 페스트(Journey To The Past)’와 ‘앳 더 비기닝(At the Beginning)’입니다. 가족을 찾아 파리로의 모험을 감행하는 아나스타샤에게 날개가 되어주는 앞의 곡은 보컬 알리야가 힙합과 소울의 그루브를 그녀답게 잘 살려줬습니다. 그러고보니 비행기 사고로 요절한 재능 넘쳤던 젊은 예술가 알리야가 우리에게 남긴 용기의 노래일 수도 있겠군요. 두 주인공의 키스신과 이어지는 엔딩 크레디트를 완성하는 진정한 해피엔딩의 곡은 ‘At The Beginning’입니다. 발라드의 황제가 돼버린 탁월한 목소리의 록커 리차드 막스와 마력적으로 청량감을 내뿜는 도나 루이스가 듀엣으로 부른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 세상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당신과 새로운 시작 앞에 서있고 싶어요.’ 최고의 해피엔딩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야’라고 말하는 것임을 새삼 다시 깨닫게 해줍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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