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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에 병적인 강박증까지 있어 어릴 적 담요를 빼앗기면 발작증세를 일으키는 회계사 레오(매튜 브로데릭)는 속물적인 공연으로 유명한, 무엇을 연출하든 망해버리는 뮤지컬 프로듀서 맥스(나단 레인)의 회계를 맡는다. 이번 공연도 어김없이 망한 그의 장부를 보던 레오는 분식회계 이론을 떠올리며 한마디를 던진다. “와! 공연이 망해도 이익이 남는다니 놀라워요. 개막 첫날 관객을 모은 후에 망해버리면 제작비를 빼고도 이익을 챙길 수 있잖아요!” 그러자 맥스는 레오를 붙들고 이렇게 외친다. “위 캔 두 잇!”‘프로듀서스’는 1968년, 코미디 배우로도 알려져 있는 멜 브룩스 감독에 의해 영화로 탄생한 작품이다. 2001년,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손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옮겼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공연계의 아카데미라고 할 수 있는 토니상 1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12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워, 극의 내용과는 사뭇 다르게 ‘가장 성공적인 프로듀싱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랬던 것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영화 ‘프로듀서스’는 무대홀릭에, 카메라에도 익숙한 네이단 레인, 매튜 브로데릭 외에도 뮤지컬에서 달걀 노른자위 조연 캐릭터를 연기했던 게리 비치, 로저 바트까지 오리지널 캐스트를 모셨다. 수잔 스트로맨 감독은 오리지널 공연의 안무와 연출을 맡았던 베테랑이고, 영화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추가한 믿을만한 코믹 배우 윌 페렐은 극을 망칠 리 없고, 조금 걱정스러웠던 우마 서먼도 자신의 역할 충실히 해주니 한마디로 ‘브라보!’다. 관객이 이미 알고 있듯, 뮤지컬 영화는 비현실적인 세계에 몰입했을 때 진정한 감흥을 얻기 마련이다. 드라마에 취해, 노래에 취해, 어느 순간 스크린 안으로 홀려들어가기 마련인데, ‘프로듀서스’는 이점에 있어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마를린 몬로가 하얀 치마 날리고 있을 법한 1960년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두 주연배우의 완벽한 뮤지컬식 연기가 낯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브라보’는 오로지 프로에게만 주어지는 찬사! 이들이 스크린에서 펼치는 프로페셔널하고도 순수한 ‘쇼쇼쇼’의 세계에 빠져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까지 입 다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조금만 거짓말 보태면 오리지널 공연 보겠다고 적금통장 헐어 브로드웨이 행 비행기 티켓을 사게 될 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