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머리 : 이 글은 파찌아빠가 블로그를 통해 2005년 5월 16일에 소개했던 ‘[나그네파전] 경희대 앞에서 1만원으로 먹어주기 '에 대한 A/S 글이다.당시에 게시를 했던 파전에 대한 사진과 글에 새로 고추튀김을 추가하여 소개를 하고 그에 맞춰 전체적으로 약간 손질을 하는 것으로 나그네파전에 대한 A/S를 대신 하겠다.

1. 파전
“얼맙니까?”
“뭐 먹었는데?”
“파전에 막걸리 3통이요.”
“1만2천원”
“네? 아! (가격이 참 착하구나.)”
“왜 그래? 할머니를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 그래. 아하하하~(내가 TV에 나왔었어.)”
초등학교 학부형인 파찌아빠한테 스스럼 없이 하대를 하시는 쥔장할머니와 또 다른 할머니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나그네파전을 빠져 나오는 파찌아빠의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파전은 푸짐함에 비해 썩 맛있지는 않았지만 파찌아빠는 전혀 불만스럽지가 않았다. 할머니들의 거침없는 농 마저도 오히려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지난 30년간 대학가(경희대)에서 숱하게 배고픈 청춘들을 상대하면서 터득한 할머들의 내공이지 싶다. 오랫만에 학교 앞 단골집에 들려 20년전에는 아줌마 였을 쥔장 할머니께 인사를 드린 기분이랄까...처음 방문한 집 임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한 시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겠다.
“반갑습니다. 파찌아빱니다.”
“반갑습니다. 준아빠입니다.”
파찌아빠를 파찌맛집의 불모지인 종암동-휘경동- 용두동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중동부 라인으로 불러들인 이는 파찌아빠 또래의 준아빠라는 사람이다. 첫 만남이라는 팽팽한 김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기 위해 준엄마와 준을 파찌아빠에게 소개를 한다. 파찌아빠는 홀홀단신 혼자였다.
준아빠, 준엄마, 준 그리고 파찌아빠는 근처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반주를 곁들인 소박한 저녁식사를 했다. 음식이 나오자 파찌아빠가 카메라를 꺼내 들었더니만 준엄마가 웃는다. 그리곤 준아빠와 뭐라 대화를 나눈다. 손짓을 보니 파찌아빠의 행동이 준아빠와 셈셈이라는가 보다. 준아빠도 웃고, 파찌아빠도 웃었다. 어린 준만 어리둥절... 준엄마와 준은 식사를 마치곤 두 남자를 회기역 부근의 파전골목 앞까지 차로 바래다 주고는 퇴장을 하였다.
“파전골목의 원조는 30년된 나그네파전이라고 하는데, 요즘엔 다른 파전집으로도 많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생긴 집에선 계란말이를 서비스로 준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게 어딥니까.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원조집인 나그네파전에 한번 가 보시죠.”
준아빠는 사전에 치밀하게 짜 놓은 계획에 따라 파찌아빠를 나그네파전으로 인도했다. 파찌아빠야 룰루랄랄 즐거울 수 밖에...^^ 이미 1차로 들렸던 집에서 큰 만족을 얻었던 지라 일부러 먼 동네까지 찾아 온 보람을 충분히 챙겨 놓았는데, 덤으로 또 다른 맛집까지 순례하게 되었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 하겠는가...흥에 겨워 너무 크게 웃다가 입이 째질까 걱정이 될 뿐이다.
어라? 그런데 나그네파전 앞에만 줄을 서 있는 사람이 없고 다른 집들 앞에는 죄다 줄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일단은 원조집 먼저 챙기기로 했다. 헌데 일부러 찾아 들어간 나그네파전이었건만 빈 자리가 없었다... 였는 줄 알았는데 바로 옆 별관에 빈자리가 있어 그리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에 온전히 차려진 파전은 들어오면서 곁눈질로 봤을 때 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 지름이 대략 30cm정도...번철 위에서 기름에 지졌다기 보다는 거의 찰랑찰랑한 기름 속에서 튀겨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겉이 바삭 지저져 있었다. 군데군데 프라이드 치킨의 튀김옷을 연상시키는 질감도 보였다.
저녁식사를 한 직후라 시장기가 없었기에 서둘지 않고 천천히 파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내용물은 대략...대파와 오징어 쪼가리만 목격됐을 뿐이다. 겉의 바삭함은 계란이 탄 흔적이겠구...동래파전과는 달리 밀가루 반죽의 함량이 높아 간혹씩 부추전이나 김치전을 먹는 듯한 밀가루반죽의 씹힘이 감지됐다.파찌아빠가 싫어하는 맛인데...쩝. 그래도 불만이 있을 수 없었다. 6천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나왔다.

2. 고추튀김
파전이 가격대비 양이 푸짐해서 배 고프고, 술 고픈 이들이 한껏 주린 배를 채우기에 딱인 메뉴라면 고추튀김은 파전에 비해 푸짐함을 양보한 대신 맛을 조금 더 얹은 메뉴이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적당한 크기의 고추튀김 7개 한 접시에 6천원이다. 고추의 옆구리를 갈러 돼지고기와 오징어등을 갈아서 만든 소를 가득 채워 놓고는 두툼하게 튀김옷을 입혀 튀겨냈다. 고추의 맵싸함이 튀김의 느끼함을 눌러 먹어주는 맛이 제법 괜찮다. 아쉬운 것은 튀김의 바삭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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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정보 : ‘파전골목’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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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남자는 파전을 남기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둘 보다는 셋, 셋 보다는 넷, 넷 보다는 왕창 몰려 가는 것이 좋겠다.
1. 가는길 :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1동 334-85. 전화번호 02-964-4415. 회기역에서 경희대 방향으로 좌측 길을 따라 50m쯤 걷다보면 좌측으로 기름냄새가 폴폴 풍기는 골목이 나온다. 바로 그 골목이 파전골목이다. 골목 안에 나그네파전을 비롯해서 학사 파전, 낙서파전 등이 있다.
2. 메뉴 : 파전, 왕동그랑땡, 김치전, 고추튀김, 골뱅이, 두부김치가 각 6,000원, 해물찌개는 7천원, 서울장수막걸리는 2005년 5월에는 2천원이었는데 그 새 올랐는지 2006년 12월 현재 3천원을 받는다.(어쩌면 쥔장할마씨가 계산을 착각 했는지도 모르겠다.)
3. 총평 : 어느 집을 가도 후회는 없을 듯. 가격대비 만족도 만빵. 딱 대학가 먹자골목에 있는 막걸리집. 단 영양가나 맛은 그리 기대하지 말자. 대신 청춘의 기운을 쫘악 흡입할 수 있다.
4. 파찌아빠 따라먹기 : 파찌아빠의 서식지랑 가깝다면 어중이, 떠중이 가리지 않고 떼로 몰고가서 왕창 쏴 주고 싶다.